엄마표 수학, 실수를 피하는 법
엄마의 욕심을 버려라.
경시대회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초등 1학년 때 지역신문사에서 하는 작은 수학경시대회에 응시를 했다.
결과는 대상. 1등이었다.
전화로 결과를 확인하고 아이와 손뼉을 치며 매우 기뻐했다.
그때 매우 행복해하던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며칠 뒤 지인들에게 전화가 왔다. 현수막에 있는 이름이 너희 아이 맞냐고.
나도 모르는 사이 신문사에서 초등학교 담에 커다랗게 현수막을 붙여놓았다.
이때만 해도 대상을 받은 것이 마냥 좋았다.
그렇게 몇 번 전화를 받고 옆 학교까지 소문이 났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학 잘하는 아이로 동네에 소문이 났다.
그 전에는 재밌고 부담 없이 수학 공부를 하도록 했는데 이제는 수학 잘하는 아이로 유지하기 위한 수학 공부가 시작되었다.
그 후로 항상 수학부터 하라고 잔소리를 했다.
시간이 부족하면 책 읽기는 뒷전으로 하고 늘 수학 공부가 우선이었다.
어느 날 친구들이 수학 공부를 얼마큼 하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하루에 문제집 5종류를 푼다고 얘기하고 왔다고 했다. 그때 하루에 1장씩 5종류의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아이는 자랑스러워 했지만 나는 다른 엄마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만 걱정했다.
"엄마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돼?"
라고 아이가 물었을 때
"아니야 괜찮아. 너 하던 대로 계속하면 돼"
라고 답했지만 그 후에 아이에게 수학 공부를 더 많이 하도록 했다.
"그렇게 많이 했는데 잘하는 건 당연한 거지."
"그렇게 수학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문제를 틀리네."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었다.
엄마인 나는 점점 아이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수학 문제를 틀리면 화가 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시험을 보고 온 날에는 수학 시험을 잘 봤는지만 아이에게 물어봤다. 그러나 100점 맞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 다 아는 문제인데 그렇게 실수를 했다.
한 번 두 번 반복될수록 아이를 달래보기도 하도 윽박질러보기도 하고 수학시험은 잘 봐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수학시험을 보면 늘 한 개씩 틀렸다.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너무 긴장해서 말도 안 되는 것을 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그 순간 부드럽게 말한다고는 했지만 표정과 분위기로 아이를 윽박지르던 내 모습과 수학 100점을 맞지 못하면 대놓고 실망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동안 엄마의 욕심으로 인해 아이를 힘들게 했었다.
아이가 잘 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행동했지만 실제로는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이었고, 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이를 몰아붙였다.
엄마가 욕심으로 가득 차 아이가 긴장하고 어려워하는 걸 알지 못했다.
아이의 과도한 긴장은 부모가 만드는 것이다.
부모는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
또한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 공부의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
그것이 자기 주도 학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