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유형검사로 우리 아이 성향 알아보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는데, 일어나서는 이것저것 하다가 주방에서 물을 가지고 가는 모습을 보니 너무 느려서 속이 터졌어요. 계속 쳐다보다가
“○○야, 행동을 1.5배속으로 할 수는 없니?”라고 하니
“엄마, 엄마가 빠르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라고 대답하네요. 순간 당황했지만
“어, 그래 미안. 엄마가 빠를 수도 있겠네.” 하며 대화를 마무리했어요.
이 얘기를 듣고 난 후에는 아이에게 빠르게 행동하라고 보채지 않게 되었어요. 늘 아이의 행동이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엄마인 제가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갑자기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일이 틀렸다고 생각되어 무언가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 때면 어느 부분이 나와 맞지 않는지를 다시 살펴보기 위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 지문검사결과지를 살펴보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아이들의 객관적인 모습을 알고 싶어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았어요.
그중 하나는 웩슬러 검사예요. 아이들의 지능과 요소중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약점인지 알고 싶었죠. 여러 가지 요소별 점수를 보고 우리 아이의 강점을 더 크게 키워주고 약점은 보완해주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하나는 지문검사예요. 지문검사는 타고난 기질 및 성향을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해요. 지문검사는 부모와 자녀가 모두 같이 받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아이들 아빠는 못하고 저랑 아이들만 지문검사를 했어요. 지문은 태어날 때 정해지기 때문에 검사환경이나 검사자의 컨디션 등에 관계없이 항상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지문검사 결과 엄마인 저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어요.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봐주고 인정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 후로는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물론 속으로는 ‘진짜 이해가 안 된다.’라고 천만번은 외쳤지만,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했어요. 이해가 안 된다고 자꾸 생각하면 아이가 계속 부족하고 못나보였어요.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니 아이의 모습과 행동을 인정할 수 있었어요.
검사 결과를 맹목적으로 믿으라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를 진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검사 결과를 보고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해요.
경쟁이 도움이 안 되는 아이를 경쟁이 치열한 곳에 보내고서는 왜 못하냐고 얘기하는 것은 서로 너무 힘든 일이죠. 또는 경쟁이 필요한 아이를 집에서 옆에 끼고 공부를 시키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아요.
내 아이의 객관적인 성향을 알게 된다면 그것에 맞추어서 엄마가 아이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어요.
작은 아이가 초1 때 박혁거세 관련 역사책을 읽고 난 후에 저는 제일 쉬운 질문이라 생각하며
“책에서 나온 왕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는데
“몰라"라고 대답했어요.
그 순간 저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어떻게 책 표지에 크게 쓰여있는 주인공 이름을 모를 수가 있죠?
그런데 책의 내용은 술술 이야기하는 거예요.
한편으로는 그래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 안 되어 혼란스러웠어요. 학교 가면 시험은 잘 볼 수 있으려나 걱정도 많이 되었어요.
그런데 웩슬러 검사 결과에 따르면 작은 아이는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스타일이라고 했어요.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더 뛰어난 거예요.
초등 1학년 때 골든벨 대회에서도 책을 엄청 여러 번 읽고 내용도 매우 잘 이해했는데 정작 대회에서는 일찍 탈락했어요. 아이는 너무 속상한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꾹 참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골든벨 대회처럼 단어를 외우는 것은 좀 어려운 유형이었는데, 엄마가 욕심에 골든벨 대회 준비를 시켰어요. 이런 유형의 아이들에게 왜 골든벨에서 상을 못 타냐고 구박하면 절대 안 돼요.
처음부터 유형을 알았으면 골든벨 대회 준비를 굳이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시간에 그냥 책을 더 많이 읽히는 것이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이에요.
큰 아이는 규범을 매우 중시하는 아이인데, 초등학교 때 줄을 서면 그 줄에서 조금씩 벗어났어요. 저는 왜 똑바로 못 서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어요.
공개수업을 갔을 때 똑바로 앉아있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막 화가 났어요. 우리 아이는 모범생이어야 하는데 태도가 바르지 않은 것을 제가 납득하기가 어려웠어요. 산만한가 의심을 했어요. 그런데 무언가에 집중하면 진짜 오랫동안 잘 앉아 있는 것을 보며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문검사 결과 그렇게 틀에 맞게 줄을 서고 수업시간에 똑바로 계속 앉아있는 것을 어려워하는 유형이었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니 걱정할 것은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아이에게 네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규범은 지킬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주었어요. 아이도 자신이 어려워한다는 걸 엄마가 이해해주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매일 똑바로 앉으라고 소리만 쳤다면 사이만 멀어졌을 거예요.
아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성격유형검사를 이용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검사 결과를 맹목적으로 믿지는 않아야 해요. 검사 결과를 통해 아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아이의 강점은 키워주며, 약점은 보완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검사도구를 이용하세요.
아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를 무조건 내 기준에 맞추지 않고,
아이의 성격이나 기질에 맞추어 아이를 케어하는 것이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해지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