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Harry!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진부하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를 담고 있다. 인생의 멘토를 찾는 것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본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훌륭한 멘토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더 어려운 상황은 역설적으로 더 큰 도움을 주는 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나의 경우는 영국에 처음 가서 고생한 경험이 인생의 멘토 해리 (Harry)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해리하고 일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영국에서 첫 프로젝트를 위해서 고객사인 포드에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분들을 알게 되었다. 해리는 10년 정도 먼저 포드에 입사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국에 있을 때 같은 회사인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다. 아쉽게도 같이 근무한 기간은 없었다. 내가 현대차에 입사할 즈음에 퇴사하여 영국으로 박사과정을 위해서 떠났고 그리고 포드에 입사했다. 처음에 해리는 다른 팀에 있었지만, 곧 내가 있는 하이브리드 개발팀으로 합류했다. 우리는 데이터 분석 및 시뮬레이션 일을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업무뿐만 아니라 영국 생활에 전반에 대해서 해리는 도움을 주었고, 자연스럽게 멘토가 되어 주셨다. 인생 멘토의 후보는 주위에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멘토가 되는 기회는 새로운 시도와 관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멘토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항목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등한 관계가 아닐까? 해리는 15년 남짓의 선배여서 한국 사회에서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해리는 언제나 나를 후배보다는 동료로 대했고 우리는 서로 존중했다. 그에게서 상하관계의 경직이나 우월감으로 대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기술적인 토론이나 일반적인 대화에서든 해리는 제안하고 의견을 표시할 뿐, 지시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우리는 평등하게 토론했고 업무도 협력했다. 해리로부터 멘토는 인생의 선에서 몇 발자국 앞에 가는 것뿐이지, 수직적으로 올려다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해리와 함께 한 프로젝트는 차량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분야를 막론하고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2015년 당시에는 데이터 과학 (Data Science)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우리는 선구자라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실상은 나침반 없는 여행자에 가까웠다. 데이터는 아무런 장소에 아무런 형태로 저장되어 있었다. 개인 컴퓨터, 어딘가에 서버 심지어 CD (Compact Disk)까지. 이것들을 한 곳에 모으고 형태를 변화하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해리는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유용한 책을 추천하고 같이 스터디를 하며 우리를 격려했다. 그는 따라갈 수 있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 줬다. 해리는 뒤에서 옳은 방향으로 밀기보다는 같이 끌어가는 그런 멘토였다.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영국에 갔고 우연히 해리를 만났고 그는 자연스럽게 내 인생 멘토가 되었다. 여러분의 인생 멘토는 누가 인가? 혹시 없다면 새로운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하여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