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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 Kim May 20. 2022

미래를 위한 제언

편의와 환경

지구는 일종의 닫힌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내부의 물질은 축적되고 순환한다. 과거에 생명은 축적되어 에너지의 원천이 되고, 다시 대기로 순환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되어 긴 시간을 거치면서 시스템의 항상성이 유지된다. 생명은 이런 식으로 지구와 균형을 이루고 살아왔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기고 나서도 한동안 이런 균형은 유지되어 왔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열역학 제 2법칙이 있다. 시스템은 일반적인 상태에서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밀폐된 공간에 일부분에 기체 물질을 모아 두면 나머지 공간으로 확산하면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지구는 더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명이라는 인자가 없으면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물질을 태워 에너지를 생성하고 기체 물질이 만들어지듯이, 어찌 보면 엔트로피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를 되돌리는 메커니즘은 외부 에너지인 태양을 통해 식물이 기체 물질을 유기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오랜 시간을 거쳐 석탄이나 석유 같은 에너지원으로 변화된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 깨어지고 있다. 인구는 증가하고 1인당 에너지 소모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생명이 항상성 작용을 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이다. 우리는 더 빨리 가기 위해 석유를 이용해 이동하고, 더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 전기를 사용한다. 더욱 빨리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이용하고, 다른 여가를 하기 위해서 배달을 이용한다.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에너지를 더 소모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편의는 눈앞의 이득이지만 그 여파는 눈밖의 일이다. 혜택은 지금이고 영향은 미래이다. 이득은 우리가 보고 불편은 우리의 자녀들의 문제이다.

설득은 어렵다. 늘 그렇듯이 지구는 항상성을 유지할 거라는 믿음.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 이런 것들이 우리의 판단을 흐린다.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데이터, 남극의 얼음이 줄어든다는 데이터 소용이 없다. 과학과 논리는 정치와 본능을 극복하지 못한다. 어느새 온난화는 믿음의 문제가 되었고, 정치의 문제가 되었다. 온난화를 믿는가. 온난화 정책을 지지하는가. 논쟁은 소모적이고 대응을 지연시킨다. 그 사이 상황은 악화되고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도 희망을 가실 수 없을까.

코로나는 이동을 멈추고 교류를 멈추게 했지만, 이동을 안 해도 에너지를 안 써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반대급부로 물건을 배달받고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것이 늘었지만. 전기자동차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고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의 비효율성이 언급된다. 그래도 전기 생산을 집중화하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지지 않을까. 테슬라는 공장을 짓는다는 발표를 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나무를 심는다는 발표도 동시에 했다. 효과를 떠나서 의미 있는 활동으로 보인다. 그래도 무엇보다 의미를 떠나서 효과 있는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영화 'Wall-E'에서 나오는 지구가 우리의 미래가 아니길 바란다. "액시옴 (The Axiom)"이 지구를 대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출처: Walt Disney Pictures, W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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