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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용 Nov 16. 2024

"유리창만 깨끗하먼 뭣 헌다우~"

(버스 승강장그린케어 노인일자리근무)

나는 #대한노인협회전남연합회 소속

노인일자리 버스승강장 그린케어 상천동정류 담당이다

버스를 타보면 안내방송에서는

다음은 ~

"북초등학교입니다"로 안내방송은 되지만

정류장표시는 "상천동"으로 되어있다

올 7월에 군청에서 실시하는 정보화교육의

일환으로 컴퓨터교육을 받는데

대한노인협회 전남연합회에서 전화가 왔다

후반기 일자리에 선정되었는데

어디서 근무하고 싶냐고 물었다

북초교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하고

다음희망지는 재너머 동네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두 곳의 선택지를 두고 한 이유는 있다

북초교승강장은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외관상 깔끔한 상태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담당환경도우미가 있어서

주변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해서 그런대로

유지관리가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재너머에는 보기에 너무 지저 분한 모습이었다

여름의 어느 날 나는 톱머리에서 해수욕을 즐기다가 귀가 중 장대처럼 내리는 소나기를 피할 요량으로

그곳에 차를 세웠다

내차는 115 씨씨의 오토바이여서 승강장안으로

쏙 들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못 보겠다~

지저분해도 너무 지저 분하다

거미줄이며 붙여진 스티커 자국에다가 뜯긴

포스터들이며 쌓인 먼지 등등~

내손이 필요로 하는 곳 ~

바로 이곳이다~!

작년에 나는 우리 동네 정류장옆에서 근무했다

그곳이 몇 년 만에 일자리가 확정되어서인지

거기에는 손이 많이 갔었다

나는 좀 더 움직이는 것이 내 몸상태로 좋을 것 같아서

마주 보는 건너편까지 맡아서 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우선은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줍고

유리창을 닦고 의자를 닦고 스티커자국을

제거하는데 며칠이 걸렸다

반복되는 일상이다

쓰레기 줍기. 의자관리. 스티커제거 등을 안전에 유의하면서 감당해가야 한다

집에서 걸어서 거의 30분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걸을 수 있어서 ~

이 일이 있어서 ~

걸어 다니는 내가 딱했는지 사촌형님이 중고자전거를 구해주어서 타고 다녔다

좋았다~ 내 몸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았다

건너편의 정류장은 매우 낡은 아주 오래된 것이었다

언젠가 태풍으로 근방의 정류장이 다 넘어가버려서 새로 지어졌는데 그곳만 남았는데

그곳이 너무 낡아서 기둥이 부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 ㅇㅇ정류장 근무자입니다

정류장이 바람이 써게 불 먼 넘어가서 나를 덮칠 것 같어라우~"

군청담당부서에 신고해서 재건축을 했던 일이 있었다

나는 그래야만 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뭐 자랑 같은 소리 허고 자빠졌네~

하고 말해도 괜찮다

내자랑은 팔 불 ~

가족자랑자식자랑 등등

사형감의 죄목이 되는 것쯤이야 알고 있는

사람이니 스스로 나를 어찌 그리하겠는가~

내손을 놀릴만한 구실을 찾아내는 것

한시가급했다~ 나를 예전의 나로

돌려놔야 했다~

그러려면 움직여야 했다

운동이라곤 전혀 모르던  큰딸은 퇴근후 목포에서 깃대봉등산독려차ㅡ아니 나를 운동시키려고 무진애를 썼는데 ㅡ힘든 내가

움직일 수가 없다~

"형 창문 열면 마협봉이 저리도 멋진데~"

왜? 창문을 꽉 닫고 나오지를 않느냐고

뭣이라고 해댄다~

승달산에서 남산종주할때 마협봉 꼭대기 바위에서

간식먹으면서

아~

우리집도보이고 교회십자가도 보여분다고

얼마나 좋아라 했었는가~

"건너가서 아버지랑 같이 걷기도 하고 교회 아는 사람 찾아가서 이야기도 하고 좀 해보시라고~!"

답답한 것이다

무인사는 사촌동생이 보기에도~

그렇게~그렇게~보낸 지가 근 1년 6개월 ~

작년 9월 초 사촌여동생아들 결혼식이 3일을 앞둔 시점 ~

도저히 올라갈 힘이 생기지도 못했다

3일 전에

외삼촌께 말씀 드리 기로하고 집으로 갔다

"아무래도 나는 못 올라갈 것 같어야~"

선수를치셔버린다

내가 드리려고 했던 말인데 먼저 하셔 버린다

딱 3일 후에는 용산역에 도착해야 되는데~

"그래도 가셔서 손자결혼식 축하해 주셔야지요~"

내 말씀은 드릴상황이 아니었다

나 도저히 못 가겠는데 ~

외삼촌께 꼭 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지로라도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참석하고 형제간 얼굴보기도 불편한 내가 싫기도 했지만  억지로라도 웃을 수 있어서 ㅡ내려오는 내 내 나를 깨우는 조건ㅡ"육신의 연약함에 정신이 따를 수는 없다~!"

새벽을 깨운 뒤 자전거운동으로~

나는 자각을 시작했었다

뭐든지 해야만 했다

움직여야 했다

규칙을 정해야 했다

출근할 데가 없어도 출근하자~

03시 50분을 기상시간으로 정했다

그런데 보통 그전에 일어나져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는 없다 ㅡ끄적거림~

도서관을 찾아가서 필사도 해 보고 책도 읽고

읍내 불무지 공원에서 머리에 띠를 둘렀다

누가보든 말든~

뛸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걸었다

흐르는 땀이 귀찮았다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강의장으로

들어가는 내가 강의실에어컨에 감동을 먹는다

"오메시원 헌거~"

"땀나게 뮛허다와겠오~?"

현경서온 내 옆사람이 말을 건넨다

그 사람넉살 좋게 생게서 말 잘 들어주고

나도 수업 중에 잡음을 같이했었다

그러다가 일할 데가 있다고 연락이 왔으니

얼마나 좋은가~

1월에 교통조사관 일자리 합격했었다

재너머 도청옆에서 신체검사 정보화능력 면접등을 거쳐서 통과했는데 운전을할수가 없어서

자진반납했었다

많이도 아까웠다

그리고는 정류장그린케어로 대기자 명단에다가 올리고 기다린 6개월째 들은 소식이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근무하다 보면 근방동네분들이 목포나 무안으로

가시려고 정류장으로 오신다

많을 때 일고여덜분이니 없을 때는

두 세 사람일 때도

이용하시는 분들이 여그유리창은 깨끗하다고 말해주신다

고맙기 그지없다

나의 작은 수고로움 이인정받는 기분이다

칭찬이다~

고래가 춤을 추는 칭찬~

그런데 느닷없이~

"유리창만 깨끗 허먼 뮛헌다우~!"

나 몇번 안봤던 분이다~

사실 여기 근무하기전에는 그분 남편은

오고가며 인사정도나 했었고

초면이 엊그제 였었다~

내가 금방 깨달아진다

두서없이 이야기 끝에다가 던져내어 진 저 말은

나를 끄집어내는 도구ㅡ조건이 되고 말았다

그래 ~

이것이다~!

닦아야 한다 나를~

내 안의 추접스러운 오물들을 ~

뜬금없이 던져진 그분의 말씀이

  마음을 심란케해놓고는 버스에 오르 신다~

 오늘도 닦아낸다

북초교승강장의 유리창을~

아니다 ~나를 하염없이 닦아내는 유리창에는

오늘은 보여지기를 기도해 본다 ㅡ 아주 작은 미세먼지들까지도~

오늘도 좋은하루~

복된하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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