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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FG 이엪지 Apr 05. 2022

3월 마지막 에디터일지

변화는 서로의 취약함을 보듬을 때 시작된다

[이번 주에 생각한 것]


저는 부정이나 명령보다 긍정과 존중이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사지 마세요", "육식하지 마세요" 이렇게 명령 어조로 기후변화를 이야기하고 전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변화라는 건 서로의 취약함을 보듬을 때 시작되는 거 같아요. '넌 어떤 게 힘들었니', '너와 비슷한 고통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 이렇게 있는데 같이 얘기 나눠볼래?' 이런 감정적 기반을 토대로 신뢰를 형성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정보도 꼭 필요해요. 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니까, 앎을 통해서 내 삶을 고민할 시간을 가져야겠죠. 그런 점에서 이론이나 실제 사례를 두고 다른 시각이나, 이전에 없던 해석을 전하는 것도 이엪지 같은 전달자의 역할이라고 봐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담론이나 문화 양식 전반을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함께 고민하고, 정의롭지 않은 제도는 비판하고, 집단행동을 통해서 함께 바꿔 나가는 것. 변화는 이렇게 서서히 진행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당연히 오래 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어쩔 땐 불안하고 초조하죠. 그럴수록  전달자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거 같구요. 요즘에는 이엪지 말고도 정말 좋은 전달자들이 많아요. 모어데즈, 벗밭, 안녕 시골, 닷페이스 등등.. 각자의 지향점을 가진 커뮤니티 형태의 전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서로 기회가 된다면 연대할 수도 있구요.


이엪지가 환경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전하면서 변화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저는 각각의 생명력을 가진 존재들의 연결성을 계속해서 전하기 위해 시도하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번 주에 시도한 것]


최근에 제가 애정 하는 브랜드인 북저널리즘 슬랙 커뮤니티에 들어가 자기소개를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자기소개를 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을 소개했는지 구경도 하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보면 살포시 하트를 누르고, 혹여나 실수로 쓰던 중에 엔터를 누를까 봐 셀프 채팅방에서 30분 동안 고민하며 글을 썼답니다.


소개글을 올리고도 한참 동안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고, 여러 채널에서 의견을 주고받다 보니 벌써 하루가 다 가더라고요. 보통 같으면 조금 허무했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어요. 내가 한 일의 가치를 알았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나를 알고 응원하게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느껴요. 하지만 나와 이엪지를 알리고, 잠재 독자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연결망을 넓히는 일이니 무척 중요하기도 하죠. 언젠가 이엪지도 북저널리즘처럼 슬랙 커뮤니티를 열 수 있을까요?



[이번 주에 작업한 것]


1. 4월 1주 차 뉴스레터 구성안을 만들었어요.

4월 1주 차 뉴스레터 기획안


저희는 뉴스레터를 기획할 때 크게 월별 기획과 주별 기획을 하는데요. 월별 기획은 두 에디터가 같이 하고 주별 기획은 그 주의 뉴스레터 제작을 맡은 에디터가 (위 사진처럼) 구체적으로 적어서 미리 공유해요. 읽기만 해도 뉴스레터가 머릿속으로 그려질 만큼 디테일하게 적는 게 포인트! 소통의 오류가 발생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죠.



2. <탄소 사회의 종말>을 읽었어요.



3월에 읽은 책 중 베스트였던 책! 인권과 기후위기를 엮어서 말한다길래 인권만 다루는구나 하고 펼쳐봤는데, 그보다 훨씬 더 깊이 있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기후위기를 설명해서 기대 이상이었어요. 무엇보다 책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레퍼런스들을 보고 저자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죠. 기후위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꼭꼭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제가 이엪지를 운영하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새로운 것 접하기'인데요. 뉴스레터를 제작하거나 이엪지 운영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일상이 주는 영감을 놓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가끔은 전시회를 가기도 하죠. 이엪지와 상관없는 일을 했을 때, 오히려 이엪지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더라고요. (특히 샤워할 때?ㅎ..)


기꺼이 시도하고, 일상의 루틴을 놓치지 않는 것. 걷고, 산책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고, 꾸준한 관심과 응원에 감사함을 표하는 것. 제가 이엪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이랍니다. :)


여러분의 3월 마지막 주는 어땠나요?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이야기를 발견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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