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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FG 이엪지 Apr 10. 2022

4월 1주 차 에디터일지

어느덧 완연한 기후위기입니다.

[이번 주에 생각한 것]


#22.04.05 (월)

요즘 제가 밀고 있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덧 완연한 기후위기입니다"라는 말인데요. 책 <괄호가 많은 편지>에서 발견한 슬릭 님의 문장이에요. "어느덧 완연한"이라는 말은 보통 봄이 올 때 쓰는데, 봄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말한 점이 재치 있고 신박하더라고요. 봄을 이야기하는 듯하면서 기후변화 이슈를 슬쩍 꺼내기 좋은 말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종종 친한 친구들과 만났을 때 이 문장을 쓴답니다. "와 대박 날씨 너무 좋다~ 어느덧 완연한 기후위기야~"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저만 재미있나 봐요. 아무도 안 웃더라구요.... (아니면 못 알아챈 건가?..)


#22.04.06 (화)


4월 첫째 주에 <나의 기후위기 관심 지수는?> 뉴스레터를 보내고 장문의 피드백을 받았어요. "저마다의 기후 서사를 얘기해주셔서 좋았어요"라고 적힌 문장을 오랫동안 곱씹어 읽었죠. 내가 좋다고 생각한 부분을 독자 님도 좋다고 느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거든요. 


'이엪지 독자는 이럴 것이다~' 하는 마음으로 높은 반응을 예상한 콘텐츠들이 의외로 조용할 때가 많아요. 이번 뉴스레터도 개인적으로 제작자인 제 마음에는 들었는데, 독자 분들이 별로라고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죠. 다행히 이번에는 평소보다 수신거부가 적었고, 무엇보다 장문의 피드백을 남겨주신 독자 님의 글 덕분에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 하고 다시금 자신감을 가졌던 거 같아요. 피드백을 남겨주시는 독자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 



[이번 주에 시도한 것]


#FEBº팀과의 만남 


FEB 팀과의 인연은 2월 말, 펀딩을 앞두고 있는 3호 잡지를 뉴스레터에 홍보해줄 수 있냐는 메일을 받았을 때부터였어요. 저희는 뉴스레터 스케줄에 맞지 않으면 대부분의 협업 문의를 받지 않는데, 때마침 3월 뉴스레터 중 숲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꼭지가 있어서 feb 잡지를 소개할 수 있게 됐죠. :)


FEB 잡지에서는 이엪지 뉴스레터를, 이엪지 뉴스레터에는 FEB 잡지를 실어주는 것으로 협업이 성사됐는데요. 이왕이면 사람들이 이 잡지를 더 잘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소개하는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FEB 팀에 서면 인터뷰를 제안드렸고, 흔쾌히 동의해주신 덕에 흥미로운 인터뷰 콘텐츠가 나올 수 있었죠.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인터뷰 전문을 읽을 수 있어요!)


https://brunch.co.kr/@efg/46


인터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팀을 알아가게 되고, 원고를 편집하다 보면 내적 친분이 생기는데요. 인터뷰를 발행하고 나서는 인터뷰이인 연주 님이 너무 궁금해서 만나고 싶더라고요. 용기 내서 "대면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꺼냈고, 연주 님이 흔쾌히 좋다고 해주셔서 지난 4월 7일 목요일에 빈브라더스 신도림점에서 만나고 왔답니다. (tmi : 빈브라더스 신도림점에는 비건 옵션 커피가 있음)



연주님과의 만남은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저희는 협업을 할 때마다 서면으로 끝나는 게 싫어서, 적어도 한 번은 오프라인 미팅을 가지는 편인데요. 모어데즈 무수님과 만났을 때도, 식전기 팀과의 만남도 그렇고 매번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요.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창작자들을 만나면,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연주님과 만난 이 날도 단지 1시간 30분 동안 웃고 떠들었을 뿐인데, 2주 동안 메일과 줌으로 소통했을 때보다 훨씬 더 깊은 관계가 된 거 같았어요. 앞으로 이엪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죠.


"이엪지가 처음이에요. 이렇게 대면으로 만나자고 한 거요."


이 말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싶어서, FEB 팀을 꼭 대면으로 뵙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FEB 팀에서 메일을 보낸 6-7곳 중, 오프라인 미팅을 제안한 건 저희 팀이 유일했다고 해요. 


연주님 말을 들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이게 바로 이엪지의 강점이 아닐까. 스쳐가는 인연을 길게 보는 것. 한 번의 협업을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것. 그렇게 "저마다의 이야기"를 끌어모으는 것. 그러자 올해의 키워드가 짜잔 하고 떠오르더라구요. 바로 "커뮤니티"였죠. 2020년에는 뉴스레터, 2021년에는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에 집중했다면, 2022년 올해는 커뮤니티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이엪지가 가진 정보와 네트워크로 창작자와 전달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


부디ㅠㅠ 파워 P인 올리브가 흐지부지 끝내지 않기를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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