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7 레퍼런서살롱] 나에 대한 서사를 찾아가는 김고운 레퍼런서
시즌 7의 주제가 <열망을 재정의하다>로 결정되고 레퍼런서 살롱 연사로 바로 고운님을 떠올렸어요.
시즌 4부터 창고살롱과 함께한 고운님은 창고살롱 안에서도 열정, 열망의 아이콘이기도 하고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일과 삶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레퍼런서 고운님의 서사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40대를 시작하며 능동적 전환점을 가지려고 자발적으로 이직을 선택한 고운님의 여정이 현재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많은 분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창고살롱 시즌 7에 레퍼런서 살롱의 주인공, 레퍼런서 김고운(@ladycareer) 님의 서사를 전해요.
고운님은 19/29/39세 되던 해에 10년을 주기로 인생 변곡점이 있었다고 정리했어요. 1)수동적으로 변곡점을 마주한 시간 2)적극적인 순응을 선택한 시간 3)능동적 전환점으로 나아간 시간 4)나만의 재정의가 확립된 시간으로 나누어 고운님의 언어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의하고 해석한 부분을 나눠 주었어요.
“학창 시절에는 인정 욕구가 크고 불안이 높았어요.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은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하셨고, 저는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이었어요.”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었지만 바쁘신 부모님은 표현이 많지 않으셨다고요. 고운님은 환경과 능력에 감사하기 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삶이었다고 해요.
“나는 다른 삶을 보여주고 싶어.” 라고 말했지만, 듣고 싶은 말은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수용과 인정의 말이었어요.
가고 싶은 회사를 3번 도전 후 취업에 성공하고 빠르게 승진하며 인정을 받는 시간이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가 이 회사에서 성장하고 정년퇴임을 꿈꿔온 시간이기도 하고요.
공공기관 특성 상 지방 이전을 하게 되었는데, 하필 그 타이밍 출산 후 육아휴직 기간이었다고 해요. 오랜 시간 고민 후에 “가족이 먼저이고, 같이 사는 게 최우선이다.” 결론을 내리고 퇴사를 했는데, 이후 1달 동안 큰 상실감으로 매일 울었다고 해요.
"너도 엄마가 되는 별수 없네.라는 말을 들으며 실패감이 컸어요.
내 선택이 아니라 비자발적으로 지방 이전의 피해자가 된 마음과
엄마와 아내의 의미와 책임감이 앞섰던 것 같아요."
'자아 실현'과 '불안'이 인생에서 중요한 동기였기 때문에 커리어를 멈춘다는 것이 시나리오에 없었던 고운님은 비슷한 업무를 하는 회사로 이직하게 됩니다.
이직한 회사에서의 약 3~4년 적극적인 순응을 통해 자기 객관화를 하는 시간이었어요. 한성희 박사님의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의 문장을 인용하며, 이 시간이 삶을 객관적으로 직면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해요.
"어른이 되는 과정은 슬프다.
뭐든 이룰 수 있을 거란 부푼 기대와 '나는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 이라는 거대한 자아 이상을
떠나보내고 현실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성희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주변 사람들은 아이를 키우며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선택을 응원했지만
“정말 이것밖에 길이 없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다니기 좋은 직장에서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서 버티는 것 밖에 없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고 해요.
가정 경제를 같이 책임지는 공동책임자로서 하루를 버텨내는 것에 의미를 둔 시간이 결국 일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용기’이자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변했다고 해요. 처음에는 이 삶을 인정하기가 어려웠지만 이 과정 에서 <창고살롱>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나고, 처음으로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해요.
“저에 대해서 질문하고 알아가면서 처음으로 사춘기를 제대로 겪었어요.
원래 겪어야 했던 사춘기 시절에 부정적인 경험이나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지 못했던 것 같아요.
40이 되어서야 나의 기대치를 낮추고 현실화하는 과정을 겪게 되었어요 .”
고운님은 변곡점의 원인 제공자라 생각한 남편과 아이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고 해요.
“존재 자체로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라고 말하는 남편과 사랑과 지지의 대상이 된 딸과의 관계의 경험들이 쌓여 일보다 가족 그리고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해요.
과거의 강박과 이상에서 내려와 진짜 내 모습과 현실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첫 사랑이었던 직장의 시간도 잘 애도했다고 해요. 순응의 여정을 아래의 문장으로 소개해 주셨어요.
“40대의 이직은 제가 그어놓은 선을 넘는, 컴포트 존을 나오는 첫 경험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이직하는 우려를 전했지만, 고운님은 이번 과정을 통해 가족과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아닌 나의 욕구와 본능에 조금 충실하게 결정하고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해요.
지난 일의 경험으로 쉽게 적응할 줄 알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전혀 다른 조직문화 속에서 수동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나의 강점이 꼭 모든 조직에서 다 강점이 아니구나. 조직에 맞게 나의 장점을 바꿔야겠구나.”
파도를 피하는 대신 파도를 타는 법을 알려달라고 매일 기도와 다짐하며 약 3개월 간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고요. 이제는 실수도 변경도 미완성도 괜찮다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해요. 일을 잘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도전의식을 가지고 배우게 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하셨어요.
고운님은 지난 인생에서 마주한 변곡점의 시간을 통해서 아래와 같이 3가지를 재정의하게 되었다고 해요.
1) 욕망에서 열망으로
성취로 강했던 외부적인 욕망이 지금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큰 열망으로 삶의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해요.
2) 야망에서 소명으로
“나의 The One Thing은 무엇이지?”을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했는데, 이번 창고살롱 레퍼런서 살롱을 마무리하며 The One thing 을 발견했다고 해요. 고운님이 지금까지 경험한 삶 전체가 One Thing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결국 ‘나답다’라는 것이 삶의 변곡점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라는 것을 전해 주셨어요.
증명하려고 애썼던 삶에서 엄마, 아내, 직장인, 김고운에게 주어진 삶을 완주하고 살아가는 것으로요.
3) 명사에서 동사의 삶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 자체가 나의 원동력이구나.
특별히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매일 업데이트 되는 삶.”
불안이 높아 미래의 계획을 철저히 세우려고 했지만, 결국 행동하는 것만이 삶이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고요. 삶을 살아가며 나에 대한 이해도(메타인지)와 친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도 하고요.
이번 레퍼런서 살롱을 통해 고운님의 변곡점을 아래와 같이 정의해 주었어요.
“자신만의 캐릭터(고유성)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고난(변곡점)이 필요하다.
탁월함을 지능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철학)에서 나온다” 젠슨 황
의 문장을 인용하며 결국 고유성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변곡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마지막으로는 ‘고운스럽다’ 라는 말을 언급하며 ‘나 자신을 열망하고 주어진 삶을 완주하는 것이 결국 나다운 게 아닐까”라고 재정의하며 레퍼런서 살롱 발표의 마침표를 찍어주셨답니다.
이번 고운님 레퍼런서 살롱에는 변곡점 원인 제공자이자 존재로서 사랑과 경험을 주고 받는 대상인 남편과 딸이 스페셜 게스트로 함께 해주었어요.
늦은 밤까지 온라인으로 하는 엄마의 공부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딸은
" 엄마가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들어서 나도 꿈을 꼭 계속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라는 이야기를 나눠주어 모두를 뭉클하게 하기도 했어요.
지난 탐색의 시간을 응원해 온 남편분은 고운 님의 변곡점을 바라보며 안타까웠던 시간과 응원하는 마음을 함께 전해주셔서 듣는 모두에게 따뜻해지는 밤이었습니다.
레퍼런서 지선님은 "분명히 다른 인생과 다른 캐릭터를 가진 사람인데 너무 비슷하다 느끼면서 즐거웠고 덕분에 저의 지난 과정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의 폭을 넓혀보는 시간" 이라고 하셨어요.
뉴욕에서 참여해주신 레퍼런서 수진님은 "비슷한 공공 분야에서 일하지만 고운님과는 정반대의 사람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최근의 이직 시점이 비슷하여 느낀 감정과 과정을 돌아보게 되셨다고도 했고요. 고운님처럼 지난 시간을 잘 정리하면 좋겠다는 바램도 남겨주셨어요.
레퍼런서 찬이님은 ‘유퀴즈보다 나은 창고살롱’이란 어록을 남겨주시며, 유명한 사람도 주어진 자기 이야기를 나누는데, 1시간 동안 누군가의 삶을 서사로 정리하고 빠져 듣는 시간에 대해 나누며 고운님의 ‘완주하고 환경을 살아낸다’라는 말은 꼭 기억하고 싶다고 했고요.
시즌 5의 레퍼런서 살롱 연사였던 레퍼런서 종은님은 언니의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전해주셨어요. "취약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게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솔직하게 생각의 변화를 나눠주어 듣는 이에게 울림을 줄 수 있었다."는 소감도 전해주셨어요.
레퍼런서 은지님은 고운님이 소개해 준 문장 중에 "‘위대한 멈춤’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힘껏 달려본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어요. 창고살롱처럼 다양한 삶의 서사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도 언젠가 주변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망도 전해주셨고요.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의 고운님의 레퍼런서 살롱 이후에도 30분 넘게 서로의 삶에 공명하고 공감하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여름 밤의 시간이었답니다.
최근 몇 년간 끊임없는 고민의 여정 가운데 계속해서 도전하고 질문했던 고운님의 열망이 이번 레퍼런서 살롱을 준비하며 마지막에 고운님만의 The One Thing 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 함께 동행한 살롱지기에게도 과정의 기쁨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성의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의 레퍼런스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창고살롱의 여정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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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와 편집: 창고살롱지기 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