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수 Apr 21. 2024

미세하게 흔들리는 빅뱅이론(수정)

21세기 과학은 놀랄만한 성과를 이룩했고 앞으로도 인류 지성의 근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는 시작이 있었을까? 우주는 영원히 존재해온 것일까?’라는 질문에 얼마나 진전된 답을 내놓았을까. 물론 수많은 연구결과가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과학자들은 생각이 일치하지 않고 직접적인 증거도 없다. 또한 인간이 언젠가는 우주의 기원을 밝혀낼 가능성도 알 수 없다. 필자는 이 책의 두 번째 판을 출간하려고 정리하고 있지만 더 알게 된 것은 많지 않다. 여전히 알려진 것은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되었고, 우리를 둘러싼 우주는 무한에 가깝거나 무한하고, 셀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있으며, 알 수도 없는 물질(암흑물질과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빅뱅이론으로 설명을 할 것이다. 그런데 빅뱅이론이 과연 증명된 이론이며 확고한 이론인가부터 분명히 하여야 한다. 빅뱅이론이 단지 증명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일 뿐일까? 이론들이 절대 증명될 수 없다는 면에서는 그렇다. 빅뱅이론은 많은 증거들로 뒷받침되고 있다. 빅뱅이론의 대안이 있다면 빅뱅이론과 같은 증거를 자연스럽게 설명해야 하고, 빅뱅이론이 실패한 곳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중대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즉 현대 표준 우주론인 ‘LCDM(람다 차가운 암흑물질)’은 빅뱅을 시작으로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표준우주론과 충돌하는 연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허블상수의 계산 값을 두고 논쟁하는 허블 갈등이다. 허블상수는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를 나타내며 우주 나이와 반비례한다. 허블상수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우주의 나이는 적어진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측으로 측정한 허블상수가 메가파섹(Mpc·1pc은 약 3.26광년) 당 69.1km/s이다. 유럽우주국(ESA)의 플랑크 위성이 측정해 2018년 발표한 허블상수인 67km/s과는 차이가 있다. 애덤 리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팀은 최소 73km/s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주에 분포된 100만개 이상의 퀘이사를 분석한 결과 하늘의 한쪽 반구가 다른 반구보다 광원이 0.5%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가 큰 규모에서 균질해야 한다는 표준 우주론 모델의 가정에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인 허블 상수가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흑에너지가 기존 우주론과 다르게 고정 값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값일 확률이 95%라는 연구도 나왔다. 그래서 2024년 4월 15일부터 이틀간 ‘표준 우주론 모델에 도전하다.’라는 주제로 저명한 천문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회의를 열었다. 현대 우주론에 들어맞지 않는 관측 결과들이 최근 발표되며 우주론 검증에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우주론에 의문을 제기한 과학자들은 아직 연구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지금까지 최소 500개의 새로운 우주론 모델이 제안됐지만 모든 관측 값과 양립할 수 있는 이론은 아직 없다. 

https://royalsociety.org/science-events-and-lectures/2024/04/cosmological-model/


매거진의 이전글 우유니 소금사막에 사는 인간과 인류의 진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