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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23. 2024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또 다른 ‘팬데믹’ 경고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제 잊혀져가고 있다. 비행기를 15번 타고 다녀온 남미여행에서 마스크를 써본 적이 없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늘 익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시 돌아보자.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경고했던 또 다른 팬데믹 가능성을 돌아보려고 한다.


1930년대 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1960년대 최초의 인간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인되었다. 1967년 감기바이러스라고 불리는 리노바이러스가 아닌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튀어나온 단백질의 모습이 마치 왕관처럼 보인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때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두 종으로 ‘OC43’과 ‘229E’이다. 그 뒤 가축에 감염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도 여러 개가 발견됐다. 그러나 2000년까지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위의 두 종이 전부였다. 전체 감기의 10~15%가 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것으로 전염성이 높지만 저병원성이므로 이들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러스학자는 거의 없었다.


2000년대 들어 20년 간 네 번이나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독감, 2012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이다. 이중 세 번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신의 저주나 귀신의 장난으로 여겨졌다. 


2002~2003년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스가 발생해 8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약 800명(치사율 10%)이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병원체인 코로나바이러스가 관심을 받아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사스는 호흡기로 전파돼 폐렴을 일으킨다. 박쥐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주로 비말(작은 침방울)을 통해 감염됐다. 2004년과 2005년 두 종이 새로 발견됐다. ‘NL63’와 ‘HKU1’으로 그다지 위협적인 병원체는 아니다. 2012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하였다. 메르스는 2015년 우리나라에서 186명이 감염돼 38명(치사율 20%)이 숨지는 사고로 이어진다. 메르스는 호흡기로 전파돼 폐렴을 일으킨다. 


이러한 역사는 이미 ‘팬데믹’의 낌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누구도 예측하지는 못했다. 결국 2019년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우한 폐렴’은 세 번 째 고병원성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79.5%가 일치하고 코로나바이러스와 96% 일치한다. 이제 사람들은 가끔 한 번씩 얘기하는 얘기꺼리로 남아있다. 그러나 끝난 것은 아닐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명한 질병 전문가 중 57%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이 다음 팬데믹의 주범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인플루엔자가 가장 가까운 팬데믹 위협 요인이라는 믿음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진화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기 연구에 근거한다. 참여한 전문가 중 21%는 인플루엔자 다음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염병으로 ‘질병 X(Disease X)’라고 불리는 미지의 바이러스를 꼽았다. ‘질병 X’는 아직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원인 불명의 감염질병을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갑자기 나타날 미생물에 의해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다. Sars-CoV-2 바이러스는 2019년부터 이런 식으로 느닷없이 출현해 인간을 감염시키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 중 15%는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팬데믹의 원인으로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꼽았다. 라사(Lassa), 니파(Nipah), 에볼라(Ebola), 지카(Zika) 바이러스와 같은 기타 미생물에 의한 치명적 전염병을 심각한 ‘글로벌’ 위협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https://doi.org/10.1016/j.tmaid.2023.10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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