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근마켓에 올려 둔 향수를 팔 뻔 했는데 실패했다. 거래하려던 사용자가 당근마켓 이용 규칙을 위배해서 사용이 중지되었다고 갑자기 알람이 뜨는 바람에. 안 쓰는 향수로 만 원 벌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다. 물론 아예 향수를 사지 않았더라면 사만 원을 아꼈겠지만, 당시엔 평생 두고 쓸거라 다짐하고 구매했었다. 달짝지근한 향과 귀여운 구름 모양의 향수통을 좋아하던 내 취향이 고작 2년 만에 바뀔지 몰랐지.
어제는 한창 유행했던 코스 구름빵백을 팔았다. 여행 갈 때 이것저것 넣기 편하겠는데 라는 생각으로 샀지만 많이 가봤자 일 년에 두세 번 여행가니, 가방을 쓸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그저 비싼 보따리인 디자인이다 보니 여러 물건을 넣으면 찾기가 매우 불편했다. 공항에서 여권 찾는데만 한참 걸렸다. 중력을 온 몸으로 받는 천 재질이라 무겁기는 또 얼마나 무거운지. 제니처럼 전용기 타는 사람들에게나 패션템으로 적합한 가방이었다. 당근아, 팔아줘서 고마워!
어제 것까지 해서 판매내역이 101개가 되었다. 나의 대표 배지는 “비우는 재미”다. 당근을 애용하다 보면 어떤 기준을 충족해 배지를 받게 되는데, “비우는 배지”는 판매글이 100개를 돌파하면 받을 수 있다. 10% 이하의 사용자가 획득했다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당근마켓의 대빵 토끼 중 한 마리가 되어버렸다. 배지 설명대로 “비우는 기쁨을 느껴”보는 중이다.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릴 수가 없어서 방에 쌓아두는 버릇이 있었는데 조금씩 고치고 있긴 하다. 비우는 재미와 함께 채워지는 계좌.
사실 거의 반 만 다시 채워지는 계좌. 애초에 새 물건 사는 버릇부터 고쳐야하지 않을까 싶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