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guel Hong Jul 30. 2023

빠른 말과 자동차 그리고 증기기관자전거

역사를 뒤집어서 보자

어차피는 어차피 이 단어 다음엔 생각대로 바뀔 거야
결과는 그대로 반응해
박재범, 사이먼 도미닉, 로꼬, GRAY의 뒤집어버려 중 로꼬의 가사


다가올 미래나 결과에 대한 한계를 두기보다는 유연한 태도를 가지면서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위 노래를 정리하고 있다가 순간 어떤 문장이 생각났다. 선택과 결과 그리고 노력에 대한 이야기 




“If I had asked people what they wanted, they would have said faster horses.”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헨리포드가 했던 유명한 말이다. 


 충분히 맞는 말이다. 반박이 어렵고 심지어 무의미하게 보이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위 문장을 해석해 보자면 "사람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잘 몰라서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로 해석되기도 하고, "말에서 더 빠른 말 수준이 아니라 혁신적인 것을 제공해주어야 한다"로 해석되기도 한다. 

'people'이라고 정의되는 사람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조금 더 개선된 수준의 요구를 한다는 공통된 해석을 할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조금의 혁신만을 원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맞는 말이었다. 역사적으로 말을 이용한 이동수단에서 자동차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구조적 변화였으며 그로 인한 이동수단의 효율성은 명확하게 증가하였다. 그들은 빠른 말을 원한다고 말했겠지만 실제로 빠른 말이 아닌 자동차를 원하고 있었다는 결과론적 해석을 할 수 있다. 이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선택 : 자동차가 아닌 다른 이동수단이 있었다면? 

 가끔 아래와 같이 생각한다. "이 결과가 과연 정답이었을까? 정답까진 아니더라도 가장 효율적이고 최선인 선택이었을까? 더 좋은 선택도 있지 않았을까?", "이게 결론이라서 모든 생각들이 하나로 맞춰졌고, 생각의 가지들이 가지치기당한 것이지 않을까?" 

사실 이런 고민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대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데, 시간을 돌려서 무엇인가를 다르게 실험하여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통제된 실험을 한다 하더라도 결과의 확률이 완전한 100%에 도달하진 못 할 테니 결국 답을 얻지 못할 확률이 높다. 


 다시 자동차의 얘기로 돌아와서 그 당시 다수의 사람들이 "빠른 말"을 원했지만, 결국 역사의 선택을 받은 것은 자동차이다. 말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이동수단인 자동차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던 본인들의 니즈를 알아주고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Value Proposition으로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빠른 말을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은 아주 많았다.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는 트램과 스쿠터도 있고, 당시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웠겠지만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 혹은 UAM도 제안되었었다. 가끔 짤로 돌아다니는 '증기기관 자전거'는 포드의 '모델 T'보다 10년 이상을 앞서 있었다. 우린 그 당시에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었다"를 알 수 있다. 


증기기관자전거, 출처 : collection.sciencemuseumgroup.org.uk

퀄리티 : 선택을 더 가치 있게 

 대중들의 선택을 검증했던 그 과정을 당시에 살진 않아 잘 모르지만, 자동차를 제안하는 정도의 고민과 결단을 내릴 정도라면 헨리포드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자동차는 "모든 조건에 적합했기 때문에 선택받았다"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경제성과 안정성 등 다양한 조건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다른 이동수단들과 비교하여 자동차는 살아남았고 주류가 되었다. 


 그렇지만 자동차라는 개념의 혁신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른 수단들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해서 그 절대적인 혁신적 요소들이 무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시 '말'을 대체하는 '기계'를 상상해 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기술 구현 가능성과 상용화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아이디어 제안만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웨이브를 만들어야 했다. 


 헨리포드는 어렸을 때부터 농업일을 도우며 기계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자동차는 기계 공학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농업일을 도우며 기계공학의 원리와 방식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가족들 또한 헨리포드에게 기계공학에 대한 지식들을 충분히 나눠 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헨리포드는 자동차라는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열정을 가졌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Detroit Automobile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2년 만에 실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포드 모터 컴퍼니를 창업하는 열정을 가질 수 있었다. 


 자동차는 여러 선택지들 중 하나였지만, 그 선택지 안에서는 누군가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뛰어남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마치 테슬라와 일론머스크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직관이 뛰어난 리더는 One of them 일 수 있는 선택지를 더 가치 있게 보여줄 수 있다. 



속도 : 선택됐고 가치를 제안했으면 달릴 때

 여태까지의 흐름에서 자동차는 여러 선택지들 중 하나였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존재했으며, 당시 상황에 적합하였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가설과 검증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헨리포드에게는 한 가지 포인트가 더 있다. 가설 검증이 성공한 뒤에는 속도를 높여 점유를 빨리 하였다는 것이다. 자동차라는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것을 넘어 대량생산에도 성공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포드주의'가 이때 탄생하였으며 '자동차'라는 선택지를 더욱 선택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시스템이었다. 여러 선택지들 중에서도 '자동차'의 헨리포드가 우월하게 잘 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 당시 산업과 과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이니 '말'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것은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선택 모두를 받았던 것이다. 


출처 : BBC News




결론

1. 선택

2. 퀄리티

3. 속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빠른 말'도 만들고 혁신적인 '자동차'도 만들고, 버려질 수도 있는 '증기기관 자전거'도 만들어봐야 한다. 그러면서 여러 선택지를 깔아 둔 채 사용자들의 선택을 본 뒤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선택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투입하며 매력도를 높여 선택을 유도하게 만들 수도 있다. 

 포드의 자동차 혁명은 이러한 대중들의 선택을 통한 아이디어 검증 과정을 그대로 재현한 역사이다. 그리고 산업혁명과 동시에 해당 선택지만 남을 수 있게끔 퀄리티와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헨리포드와 '빠른 말과 자동차' 스토리를 보며 든 생각을 브런치에 정리해 보았다. 

작가의 이전글 실패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