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다녀오고나서 한동안 여기서 나를 붙잡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이 느껴지고 또 그렇게 보여서 힘들었었다. 입맛이 뚝떨어져서 다이어트도 힘들지 않았다. 다시 입맛이 좀 회복되어 다이어트엔 안좋지만 삶의 의욕이 다시 일어나서 다행이다.
Nordstrom Rack 과 Saks 5th Off는 백화점 상품 중 시즌이 지나가는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종종들러본다. 토요일엔 오랜만에 레깅스랑 운동화가 아닌 면바지에 단화를 신고 나섰다. 특히나 지난주에 미용실에서 상한머리를 다듬어 달라고 했다가 머리를 너무 짧게 해버려서 이 머리링 레깅스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레깅스는 진짜 운동할때만 입어야겠다.
커피랑 아침을 먹으러 오랜만에 Cafe de la presse 에 갔다. 모카와 어니언스프를 시켰는데 2년전 우연히 들러 먹었을때랑은 완성도가 넘 차이가 났다. 커피는 아주 훌륭했고 카페인도 충분한 느낌.
겨울 동안 의욕이 없었을땐 밖에서 사마시는 커피조차 맛이나 의미가 없던데 다시 맛있어졌다. 두꺼운잔에 주는 커피가 좋다. 종이컵 테이크아웃은 집중을 위해 마시는 느낌?!
어니언 스프의 비주얼은 같지만 2년전이 시켰을땐 윗부분이 매우 바삭하고 스프가 뜨거웠는데 이번엔 스프가 넘 미지근하고 윗부분이 그냥 치즈 뭉텡이같았다. 미리 만들어놓은 후 오븐에 충분히 안데우고 나온느낌. 바게뜨와 버터도 원래는 그냥 나왔는데 이번엔 따로 주문을 해야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프렌치을 잘 즐겼음. 개인적으로 미국식 브런치는 너무 양이 많고 소금이 많고 기름도 많고 재료 하나하나가 특별히 맛있진 않다. 아침식사는 프랑스나 독일식이 훨씬 맛있음.
2019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잠시 들러서 베이커비치에 갔다가 바트를 타고 공항을 가기 전 웨스트필드 몰에서 이 메뉴로 식사를 했었다.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려 이날 저녁으로 먹음. 조리법이 좀 바뀌었다. 소고기 커팅 부위가 다르고 갈릭쉬림프에서 원래 없던 튀김옷이 생긴 것이 차이점. 푸드코트에서 한식을 발견한다 정도의 의미인듯.
오늘 아점으로 내가 만든 파스타. 한동안 파스타를 안했었다. 토마토 바질 양파 양송이 브로콜리니 마늘로 소스를 만들어 링귀니 면을 볶아내고 부라타 치즈를 올렸다. 파슬리와 파마산으로 톡톡.
요리는 맛에 앞서 창의성과 의욕이 따라줘야 하는 것. 식재료를 가장 맛있고 예쁜 조화로 만들어내는 작업.
오늘은 운동을 위해 나섰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집에서 북부 크리시필드까지 걸어가기. 30분쯤 걷다가 마주친 이탈리아 타운에서 커피와 케익 한조각. 마살라가 들어간 scrapantina
오늘도 따뜻한 카푸치노와 함께. 오래 걸을 에너지가 채워졌다.
기라델리 광장앞. 여긴 늘 번잡스럽고 관광지 스럽다. 이 근처 퓨전 한식집 수리산은 크리스피한 브런치와 치킨에 특기가 있다.
좀 더 걸어서 작은 언덕을 올라가면 번잡한 노스비치를 떠나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리나로 들어가게 된다.
작년 여름 한창 에너지가 넘칠때는 퇴근도 이길을 따라 걸어서 하기도 했다. 오디오북으로 HR McMaster 의 Battlegrounds를 들으면서 과거 군사시설이었던 이 동네와 바다를 함께 바라보면 지식을 넘어서 비전을 가지게 된다.
great meadow를 지나서 이제 마리나로 들어간다.
조깅족들과 함께. 나는 오래 빨리 걷는 것은 좋은데 뛰지는 않는다.
긴머리 보니 빨리 머리 기르고 싶다. 바로 옆 St. Francis Yacht Club은 여기와서 얼마안되서 가 볼 기회가 있었다.
크리시필드 비치로 들어가는 길목. fly to the sky의 sea of love를 들으면서 걸으니 파도소리와 잘 어울린다.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쳤을때는 금문교가 보이는 해변에 와서 sea of love를 들으면서 아무런 약속이 없지만 좀 더 진실에 가까운 무엇인가를 찾으러 발을 디딘 초심을 떠올린다.
베이커 비치는 강렬한 파도와 깊은 수심과 거대한 선박, 누드족들로 좀 무서운 느낌이라면 크리시 필드 비치는 잔잔한 해안과 요트, 어린이와 강아지 가족들로 좀 더 밝고 친절한 느낌이다.
강아지들과 어린이들은 바다에 오면 왜 막 뛰어다닐까?
크리시 필드에서 바라본 palace of fine art
이미 14000보를 걸었지만 매력적인 모습을 따라 계속 걸어 들어갔다. 구조물 안쪽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매우 잘치는 프로페셔널한 거리의 음악가들이 주말에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했다.
이곳이 마리나 주택가중 가장 좋은 부분
마리나의 주택은 퍼시픽 하이츠의 저택과는 달리 좀 더 작고 그렇지만 가족용으로는 충분히 크면서 아주 깨끗한 분위기
나무와 창틀의 조화
마리나 체스넛 스트릿에는 no.1 샌드위치집 lucca가 있다. 델리 코너의 이러한 음식들도 잘하는 듯
카프레제 샌드위치에 프로슈토를 추가하고 이탤리언 브레드로 선택. 단순한 조합인데 분명 다르다.
오늘의 여정을 따라오면서 신기한점은 동양인은 거의 마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