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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중 Mar 01. 2021

3·1절, 미얀마를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 대한민국 헌법 전문


  나는 역사가 발전한다고 믿지 않지만,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쓴 스티븐 핑커는 인류사의 과정에서 인류의 윤리의식이 발전하고 있고,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잘못된 믿음의 장막이 걷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이런 취지의 주장에 동의한다.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탄생한 대한민국은 이제 100년이 조금 넘은 나라이다. 그 세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군사독재까지 수많은 풍파를 거치고 지금의 모습을 이룩할 수 있었다.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들은 우리가 아직 더 발전해야 한다는 당위를 던져주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역사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우리 역사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목숨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4·19 운동부터 광주 민주화운동, 87년 6월 혁명, 촛불 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이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수많은 투쟁과 희생이 있었고, 그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3·1절을 맞이하며 필자는 잠시 한국에서 시선으로 돌려 미얀마를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의 자유와 평등이 소중하다면, 먼 땅에 있는 그들의 자유와 평등도 마찬가지이다.  


  미얀마는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식민지배와 군사독재는 제국주의 통치를 받은 여러 국가들의 DNA와 같다.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1980년대 8888 혁명을 통해 군사독재에 항거했고, 2007년 수많은 승려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자유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지금 2021년 수많은 시민들이 독재에 항거하고 있고, 이 중심에는 K-POP을 들으며 성장한 미얀마의 청년세대가 있다. 


  자유와 평등은 결코 손에 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동체 모두가 이를 향해 걸어가는 그 행동 자체가 자유와 평등이다. 3·1절 오후,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일제에 항거했던 우리 순국열사들을 기리며, 지난 주말 군사독재의 총탄에 쓰러져간 미얀마 시민들을 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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