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항중인 김씨 Oct 18. 2023

추석 연휴 고향,여행가는 사람들의 미소

김씨의 항공이야기

길었던 추석연휴 고향에 가는 사람들, 여행가는 사람들 그리고 일하는 나


이번 연휴는 정말 길었다. 대체 연휴가 있어 6일이나 쉴 수 있었고, 연차를 3일 내면 뒤에 주말, 한글날까지 해서 무려 12일의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주변에 지인들도 장거리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꽤 되었다.


나는 일했다. 추석 당일과 하루 더 해서 이틀 쉬고 나머지는 일을 했다. 국내선이라 부산,제주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여수, 광주, 포항, 울산도 있다. 제주를 오가는 비행편의 예약은 대부분이 꽉 찼다. 다른 노선도 중간 요일을 제외하고 귀향,귀경 시점에는 모든 항공편이 꽉 찼다.


휴일에 일을 하는 나는..물론 나의 업의 숙명이고 이미 10년이 넘게 해왔기에 덤덤하지만..덤덤하기보다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가 된 듯하다. 기계처럼 출근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약간의 허탈, 우울감이 비추었지만.. 오래 가진 않았다.


아침에는 항공편들이 빽빽하게 들어가 있어서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출발장에는 신분검색을 위해 대기하는 줄이 끝도 없이 있었고 공간을 가득 채웠다. 국내선은 보통 비행시간이 1시간내외인데..검색대 통과시간이 30~40분이 걸리는 상황이다. 


손님들이 많은 상황이라 나도 분주히 일하고 현장에서 도와야 했다. 

정신없이 일하는 도중 사람들의 얼굴에 시선이 갔다. 드러나는 표정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있었다. 그 순간 체기가 내려가듯이 아주 잔잔히 자리 잡은 내 우울감이 사라졌다. 

그들의 설렘이 내게도 전달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비스 업계에 몸 담고 있지만 취업준비생 시기에나 갖을 법한 그런 마음가짐은 사라진지 오래다.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가 되야지' 라는.. 그런 순수함은 잃었지만 하루하루 묵묵히 열심히 임하고는 있다. 핑계를 몇자 적어 보았다.


아무튼..오랜만에 다시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이 몽글 몽글 피어올랐다.

'이렇게 설레여 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면 안되지. 오늘 하루도 열심히 해보자!'







작가의 이전글 김포공항 국내선 항공교통약자용 키오스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