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a Aug 06. 2024

경찰 사건 경위 보고서 같은 딱딱한 영어만 쓴다

미스터리 영어 오디오북을 들으며 설거지 하던 중 "He let himeself get into the house." 라는 대목을 듣고 갑자기 의아해졌다.


단순하게 "He entered the house."라고 해도 똑같은 의미인데 굳이 let himselft get into라고 말하는 이유가 뭐지?


우리가 배우고 쓰는 영어 표현은 대부분 사건 경위 보고서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만 전달한다. 당시 상황과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딱딱한 팩트만 전달하는 투다.


He entered the house.

주어가 스스로 집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가장 중립적인 어투로 쓴 표현이다. 경찰이 사건 경위를 객관적으로 기록할 때 가장 적절하게 쓸 수 있으며 사건의 정황이나 내가 느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단순한 팩트만 말한다. 단도직입적인 표현이다.


He let himself get into the house.

직역하자면 그가 자기자신이 집에 들어가도록 허용해주었다는 의미이다. 즉, 주어가 자기 스스로에게 집에 들어가는 허용을 준다는 것은 주어 스스로 뭔가를 하는 적극성이 결여되고 오히려 주어의 능동적인 행동보다는 수동성이 뭍어난다. 주어가 자기 자신이 뭔가 하도록 허용해 주는 경우도 능동적이라기 보다 수동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약간 주저하고 있음을 암시하거나, 문이 잠겨있어서 열쇠나 카드로 열고 집에 들어갔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혹은 뭔가 좋지 않은 일이 터져서 힘들게 집에 들어 오는 주인공의 감정을 묘사하는 소설 이야기나 일상 대화에서 충분히 감칠맛이 나도록 해주는 표현이다. 내가 듣고 있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아침에 조깅하러 갔다가 건장한 남자 두명에게 살해당할뻔 했다가 간신히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위 문장에서 get을 빼고 He let himself in the house 가 되면 의미가 달라진다.


He entered the house.

사실만 강조하며 결과에 초점을 둔 문장이다. 주어의 능동성 적극성이 가장 크다.

He let himself into the house.

주어가 동사행동을 하는 과정을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 주어의 능동적인 의지가 첫번째 문장보다 더 강조되었다.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의미가 숨어있음.)


He let himself get into the house.

집에 들어가는데 뭔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주어의 능동성이 가장 낮다.



나의 물 영어가 어떻게 하면 육수 영어가 될지 한번 생각해보고 영어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영어 공부 방법이다. 단순한 사실만 전달하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생동감 넘치는 행동과 감정을 표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연습이 바로 영어공부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도 다룰 줄 아는 영어를 배워야 한다.


팩트만 전달하는 물 영어만 쓰지 말고, 감정과 문맥까지 감칠맛 나게 표현하는 육수 영어도 쓸 줄 알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탁자를 움직인 정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