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우울해하는 지인을 보았다. 어쩌다 보니 나와 그녀는 매일 보는 사이가 되었고, 그녀는 얼마 전 수술을 했는데 병원 측의 실수로 보험 회사로부터 수술비를 50% 로만 지원받게 되었다면 억울해하고 우울해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여기저기 알바를 신청했지만 생각보다 알바도 잘 구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그녀를 응원했고,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 그러다 며칠 못 본 사이에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펌을 하고 와서는 모든 걸 잊어버리기로 했다고 했다. 기분 전환하려고 머리를 잘랐다며 머쓱해했다.
나는 그녀의 변화가 당혹스러웠고, 또 돈이 없어 불안해했던 모습을 봤던 터라 미용실에서 사용한 돈이... 떠올랐다. 표면적으로는 예쁘고 펌이 예쁘게 되었다고 칭찬해 주었지만, 속으로는 이유 모를 씁쓸함이 남았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기분 전환을 위한 소비, 과연 긍정적일까? 좋은 선택이었을까?
그녀의 소비는 그녀의 선택이므로 틀린 것도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소비보다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녀의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가 머리하고 기분 전환이 확실히 됐다고 하면 그 소비는 가치가 있지만 내가 보기에 그래 보이지 않았다...
나도 매우 충동적인 사람이라 기분에 의해 소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나쁜 기분일 때보다 기분 좋을 때 급 소비가 하고 싶어 진다. 이를테면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예쁜 카페를 가거나, 예쁜 꽃을 사거나, 지인들에게 줄 무언가를 사는 편이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행복한 감정을 더 극대화하기 위한 소비를 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잊기 위한 소비는 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소비를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정서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힘든 거라면 더더욱 충동적인 소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가 나쁘다고 편가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녀를 보며 다시 한번 기분전환용 소비는 결국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그녀가 하루빨리 정서적 안정과 정신적 편안함 한 일상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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