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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수 Sep 14. 2021

상표는 취소될 수 있다

상표는 제대로 사용해야 상표

상표 출원을 해서 심사를 거쳐 상표권을 등록하게 되면 그 권리는 10년 동안 존속하고, 그 10년마다 갱신을 하면 다시 10년의 기간 동안 연장이 되어, 부지런히 갱신만 한다면 상표권은 영구적으로 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상표권은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그냥 소멸하는 특허권(20년), 디자인권(15년), 실용신안권(10년)과는 다릅니다. 


수많은 상표들의 홍수 (photo by Robert Anasch @unsplash)


그러나 대신, 상표는 사용해야 의미가 있고, '제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용하지 않는 또는 이상하게 사용하는 상표권은 누군가에 의해서 취소될 수 있는데요. 

관련된 법조문을 살펴볼께요.


제119조(상표등록의 취소심판) ① 등록상표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1.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거나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에게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타인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 혼동을 불러일으키게 한 경우
2.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가 지정상품 또는 이와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에게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타인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을 불러일으키게 한 경우. 다만, 상표권자가 상당한 주의를 한 경우는 제외한다.
3. 상표권자ㆍ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이하는 생략)


1, 2호는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이고, 3호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인데요. 

먼저, 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부터 볼게요.


누군가 어떤 상표를 사용하고 싶은데, 먼저 출원해서 등록된 상표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최소 3년 이상 그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위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어요. 

만약 내가 이런 심판을 청구당했다면, 그 상표를 사용했다는 객관적인 증거, 상표를 붙여 상품을 판 사진, 인터넷 사이트나 SNS 등에 상표가 게시된 사진, 광고 팸플릿이나 거래서류 등 가능한 모든 증거를 대서 나의 상표의 사용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단, 주의할 것은 반드시 '그 상표 그대로의 사용'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상표가  "�SMILE 웃음"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SMILE 웃음"이라고 쓴 경우에만 상표의 사용이고, 

"�SMILE", "�", "SMILE 웃음", "SMILE" 이런 식으로 일부만 사용하는 것은 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아요.

관련해서 일반인 입장에서는 쪼금 너무해 보이는 판결들이 많은데요.

판례는 "GUESS BY MAURICE MARCIANO"로 등록받았으면 그대로 써야 된대요. 여기서 "MAURICE" 하나 빠져도, 상표의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오른쪽 상표로 사용했지만 왼쪽 상표권은 취소당했어요.  

네, 판례는 저 "e-뜨거운 침대" 부분이 빠져있다는 이유로 오른쪽의 상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상표권을 취소시켰어요. 


그러니까 상표 출원할 때는 반드시 내가 사용할 상표를 출원해야 해요. 다만, 상표에 더 부가하는 것은 괜찮아요. 만약 위 장수돌침대에서도 오른쪽 상표를 등록받은 후 왼쪽 상표처럼 사용해도 오른쪽 상표는 취소되지 않을 거예요. 따라서 상표 출원할 때, 웬만하면 "�SMILE 웃음"이라고 한 개의 상표를 출원하지 말고, "�", "SMILE", " 웃음" 이렇게 3개의 상표를 출원하길 추천드려요. 비용은 3배로 들겠지만, 나중에 어떻게 조합해서 쓰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럼 부정하게 사용해서 상표가 취소되는 경우도 살펴볼까요?

위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1호는 상표권자가, 제2호는 사용권자들이 부정하게 사용하는 경우인데요.


 

위 상표, 뭔가 떠오르는 상표가 있기는 한데, 똑같다고 하기는 좀 뭣하고 애매하죠? 위 상표가 등록될 당시인 2~30년 전에는 샤넬이 지금처럼 그렇게까지 흔하진 않았었던지, 위 상표가 어찌저찌 등록이 되었었어요. 그런데, 이 상표권자는 위 상표를 부착한 가방을 팔면서 "양옆에 얇은 고리는 펜치로 톡 떼세요"라고 알려줍니다. 위 상표는 결국 취소되었습니다.


이런 판례도 있어요. 

맥주 등 음료수에 "CEES" 상표를 등록받고 글씨체를 우리가 다 아는 그 맥주처럼 바꿔서 쓰는 거죠. 이럼 안돼요.

오늘의 결론!


상표는 등록되면 써야 한다!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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