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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명 Oct 30. 2022

과자 악보를 만들어요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과 징글벨

<글로 담는 어린이클래식 예술수업>에서는 예술 이야기와 함께 어린이들의 창의적 글쓰기 활동이 소개됩니다. 



겨울을 알리는 음악

 

우리 가정엔 매 해 겨울이 시작될 때 트는 음악이 있습니다. 오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면 아이들이 거실로 뛰어나와 신이 나서 외칩니다.

  “호두까기 인형이다!”

  음악은 공간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주는 특별한 힘이 있지요. 돌아온 크리스마스 시즌이 반갑고 마음은 들뜨기 시작합니다. 이제, 창고에 곱게 포장해 두었던 트리와 가족의 오랜 추억이 묻어나는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꺼내 집 안 곳곳을 함께 장식합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연말마다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최고의 스테디셀러 작품입니다.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1840~1893)는 독일의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를 토대로 발레음악을 만들었어요. 윤슬이에게(7세) 매해 그림책으로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올해는 정통 발레 공연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창 발레에 호기심도 환상도 많을 나이이지만 대사 없이 장장 100여분에 달하는 발레 공연은 어린아이에게 자칫 지루할 수 있어요. 대신 주요 장면들을 직접 편집한 영상을 준비했어요. 감상 전에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멋진 오페라 극장을 소개하고, 좌석표를 보여주며 다양한 등급의 좌석과 특징에 대해 알려줍니다.

 "어느 나라 오페라 극장, 어떤 좌석에서 공연을 보고 싶어?"

 
아이는 최고로 멋진 극장의 가장 마음에 드는 좌석을 상상하며 기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합니다. 막이 오르기 전 애피타이저처럼 연주되는 서곡부터 말이죠.



다섯 음으로 즐기는 캐럴

 

 한편 윤슬이는 몇 달 전부터 제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매일 똥땅 똥땅 피아노를 치며 즐깁니다. 지금은 도에서 솔까지 양손으로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자신감이 넘쳐요. 내 아이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는 얼마나 듣기가 좋은지요?  아이와 함께 놀이하듯 연주할 때 마치 꿈을 이룬 것 마냥 소소하지만 큰 행복감을 느껴요. 겨울이 되어 캐럴을 연주하는 기쁨을 전하고 싶었어요. 단 다섯 음만을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 캐럴이 있을까요? 징글벨 후렴구입니다.

“미미미 미미미 미솔 도레미 파파 파파 파미 미미 솔솔 파레도”




<징글벨> 연주


 노래하고 연주하며 충분히 즐겼으니 이제 오선에 악보를 그리는 것에도 도전해 보려 해요. <호두까기 인형>과 연계해 씨앗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과자나라 초대장
과자 악보 만들기


클라라의 도움으로 생쥐 대마왕을 무찌른 호두까기 인형은 과자나라 왕자로 변하고 그녀를 과자나라에 데리고 가지요. 과자나라에선 과자 요정들의 멋진 축하파티가 펼쳐지는데요, 그 환상의 과자나라에서 초대장을 보내왔어요.




과자악보

사분음표는 동그란 칸쵸, 이분음표는 가운데가 뚫린 양파링, 음표의 기둥은 길쭉한 구운 감자 과자예요. 아이에게는 악보를 그려보는 첫 경험입니다. 과자를 얼른 먹고 싶은 마음에 더욱 열심을 냅니다.



신이 난 아이와 징글벨 멜로디에 맞춰 가사도 만들었어요.

 

“양파링 칸-쵸 구운 감~자

과자나라 악보가 되고 싶어요~

클라라 악보를 만들어줘요.

과자 요정 순식간에 악보 됐지요.”


씨앗 동화 (7세 노윤 슬)

 

과자나라는 한편 호두까기 왕자가 없어진 걸 알았어요. 근데 문이 열리면서 호두까기 왕자랑 공주가 들어 왔어요. 공주는 악보를 만들고 있었어요. 그런데 과자들도 악보에 누워서 음표로 변신해야 해서 “딱 그 공주가 해야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 공주에게 과자 악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공주는 과자들을 하나하나씩 올려 순식간에 과자 악보를 만들었어요. 과자들은 기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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