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엘 Jul 16. 2024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한가지!

 피드백


아침운동 한지 1년 하고도 열흘 정도 지나는 시점이다.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왔기에 별 스트레스 없이 헬스를 다닌다.

운동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컨디션이다. 지난밤 잠을 잘 못 잤거나, 무리를 한 다음날은 어김없이

운동 컨디션이 좋질 않다.

이럴 때엔 강도와 시간 조절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평소대로 하거나 오히려 무리를 해버리는... 예를 들어 평소 안 하던 기구, 부위를 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몇 번 있었다.


정신적, 마인드 컨디션도 운동에 영향을 준다.

신경이 쓰이는 일을 끌고 와 운동현장에 반영하면 격한 운동에 몸은 풀리기도 하지만,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운동할 때엔 그냥 운동에 효과적인 것만 하면 좋다.


물론 단순 유산소를 하는 시간은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나는 유산소를 하는 동안 핸드폰으로 성경을 읽고 듣기를 즐기고, 전자책도 보고, 일 관련 자료도 많이 찾아본다.

헬스장에서 보내는 아침시간이야 말로

내게는 하루하루 양질의 삶이 준비되는  축적의 통로가 아닐 수 없다.

헬스가 좋은 건,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을 집중력 있게 해 낼 수 있어서다.



무례함




종종 집중력이 산산조각나곤 하는데,

한 달 전이었던가.


 여성 한분이

갑자기 본인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해 달라하는 거다.


나도 한창 덤벨과 놀 때였다.

잠깐 놓고 해 줬는데,


촬영각도가 그다지 건전하지 않았다. 본인의 힙이 두드러지는 각도에서 내가 그걸 계속 체크하며 영상을 찍어달라는 거다.

한 번도 아니었다. 촬영 후 확인하고는 본인이 원하는 장면이 아니었던지 한번 더 촬영을 해달라고 했다.

기왕 해주기로 한 거.

해줬는데, 아니 내가 무슨 남자 친구도 아니고.. 왜 이리 집요하게 계속... 반복적인 요청을..

아니 요구를...


내가 이러고 있는 장면을 내 아내가 본다면 어떨까 싶어,

그만하겠다 이야기하고 돌아섰다.

그 후 운동을 하는데 내내 기분이 좋질 않았다.



 



마무리 운동으로 실내자전거를 저강도로 타는 걸 좋아한다.

30여분 동안 온갖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사색들을 하게 된다. 저강도 유산소는 체지방 감량에도 좋고, 뇌를 활성화하는 것에도 효과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한창 음악도 듣고, 일 관련 자료를 찾고 메일도 보내려고 하는 찰나인데,

옆자리 실내자전거의

6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성 어르신이 말을 거신다.


나는 귀에 버즈를 장착하고 있어서 당연히 무슨 말씀하시는지 못 들었지.

어깨를 툭툭 치시는 거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버즈를 뺐더니..


"나 이거 번호 좀 불러봐요!"


그분 핸드폰 화면에는 신용카드 번호 넣어야 하는 박스가 보였고,

본인 신용카드를 내게 건네시는 게 아닌가.

 

그분도 나도 실내자전거를 타는 중이었는데 말이다.


헬스장은 음악소리가 다소 큰 편이다. 아무리 실내자전거 옆자리라 하더라도 크게 말하지 않으면 안 들린다.


설마.

설마 해서 이걸 지금 불러달라는 건가 해서 확인했더니.


"불러줘봐바요!"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드렸다.

안 들리시나 보다. 헬스장은 시끄럽고, 어르신은 안 들리시나 보다.


"뭐라고?"


몸을 내쪽으로 돌리시고 얼굴을 가까이하시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나 보다.


'입냄새'


너무 심했다.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고 번호를 다시 불러드렸다.

그럴수록 자꾸 그분은 내게 얼굴과 몸을 기울이신다.


내가 불러드리는 번호가 들리지 않는다 한다.

나는 크게 번호를 외쳤다.

또 안 들린다고 가까이 오신다.


입냄새가 너무 심해서 가까이에서 번호를 말하긴 어렵고

거리를 두면 안 들린다고 하시고..


어렵게 어렵게 신용카드 번호를 모두 불러드리고

엔터.


아.. 끝났다.

나는 다시 버즈를 귀에 장착하려던 참이었다.


"아씨! 번호 틀렸네!"


다시 또 부르란다.


무례함에 이미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목이 터져라 불렀다. 신용카드 번호.


또 틀렸다.


내가 잘 못 부른 건가. 이분이 잘 못 들으신 건가.

아님 이분의 손가락이 번호와 무관하게 움직인 건가.


이쯤에서 그만하길 바랬다.


나도 나 하던 운동이 있질 않은가.


"어르신 좀 이따가 자전거 다 끝내고 해 보시죠. 저도 하던 게 있어서요"


"아이씨!"





참 무례하시다.

기분이 안 좋더라.

남은 시간 사이클 타는 내내 -


무례함은 노화 때문일까? 아니면 그분의 성품인가.


주변에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러는 것일 거라 한다.

정말 그런가.


나이 들면 판단도 흐려지고, 목소리는 커진다고 하던데...



나이라는 이유를 배제하고 바라본다면,

무례함은 무엇 때문인가.


이기심?

성격?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해도 남들이 다 그냥 넘어가 주었으니,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합리화?







성찰해 본다.


사람이 성장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을..

나는 '피드백을 받지 못함'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피드백을 받으며 나아진다.

스무 살까지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받아온 의무적 피드백으로 우린 성인이라는 완장을 단다.



무례함의 원인은!

나이 때문에 무례한 것이라기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준 있는 피드백을 받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중립적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야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피드백받다 보면 모진 말이 오갈 수 있다.

그러나 그 모진 말들 속에서 자신이 취해야 할 것을 찾아야 한다.


나이가 들 수록 피드백 해주는 사람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서로 얼굴 붉히기 싫어서, 말해줘 봐야 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다.


본인이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상위계층이라 여기는 사람이라면 더욱 피드백받을 기회가 적을 것이다.



나 역시 이러한 문제 속에 있었고

그들의 무례함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


운동하는 자신의 힙을 촬영해 달라던 그 여성분,

신용카드 번호를 외치게 한 그 어르신.


그 무례한 행동들이 잘 못 된 것이라는 말을 그들의 면전에 할 수 없었다.

어찌 보면

그들의 무례함은 주변사람들이 키워준 것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첫 번째 출판은 엉뚱하게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