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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RN Aug 08. 2021

물티슈로 29평 아파트 셀프 입주청소 하기

5시간의 긴 여정

 급히 얻은 집이라 아무 장비도 가져가지 않았다. 집이 워낙 깨끗하고 짐이 없는 상태여서 셀프로 간단히 청소하면 될 줄 알았다. 내도 일손을 돕겠다 하여 둘이서 입주청소를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그게 5시간의 긴 여정이 될 줄 몰랐다.


 어떻게 청소를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다이소에 들렀다. 1000원짜리 물티슈, 솔, 매직 스펀지를 구매했다. 쉬엄쉬엄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이 남아돌고 적은 노력으로 눈에 띄게 깨끗해지는 모습이 보이니까 보람이 있었지만, 장시간 반복하다 보니 지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나름의 방법을 찾고 체력을 비축해가며 닦아 내려갔다.


베란다 끝 색이 원래 타일색이었구나!!!


 첫째로 싱크대, 신발장, 가구, 창틀처럼 바닥보다 위에 있는 부분을 닦아냈다. 다 쓴 물티슈는 바닥에 내려놨다. 그래야 내가 한 곳인지 아직 안 한 곳인지 구분이 됐다.


둘째로, 바닥을 꼼꼼하게 닦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발에 물티슈를 밟고 휘휘 저으면서 았는데, 바닥에 묻어있는 흔적이 잘 안 지워졌다. 더 박박 닦아내야 했다. 어차피 닦을 거 한 번에 깨끗이 닦는 편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손으로 박박 문지르는 거였다.

대충 닦아서는 사라지지 않는 흔적


 바닥이 더러워서 물티슈가 금방 오염됐고, 물이 금방 말라서 물티슈를 가지러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걸레를 썼다면 엄청이나 자주 빨러 가야 했을 것이다.) 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물티슈를 물에 적셔 손이 닿는 범위마다 흩뿌려 놓는 것이다. 그리고 구석부터 하나씩 밀면서 바닥을 닦아 바깥쪽으로 나왔다. 물이 다 말라서 왔다 갔다 하는 수고로움이 덜어졌고, 어디까지 일을 하고 있는지 진행 상황도 알 수 있었다.



 흩뿌려 놓는 것이 일종의 재료 공급, 마킹의 기능을 한 것이다. 아내가 떨어져 있는 물티슈를 보고 청소가 된 부분, 되어있지 않은 부분을 쉽게 판단했다. 아직 물티슈가 있는 부분은 맨발로, 물티슈가 없는 부분은 신발을 신고 이동했다.



 한번 닦은 곳이 다시 오염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나는 베란다, 방, 부엌, 거실 순서로 바닥을 마무리했고, 아내는 벽면이나 콘센트, 수납장 쪽 선반 등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화장실 청소를 했다. 매직 스펀지와 솔을 이용하고, 이전 거주자가 버리고 간 비누를 이용했다. 바닥과 벽면을 매직 스펀지로 깔끔히 닦아내고 솔질과 물을 이용해서 헹궈냈다. 하수구 청소도 깔끔히 마무리했다.


원래 깨끗했기에 매직스펀지로 슥슥 문지르기만 한 화장실



 꼼꼼하게 29평 아파트의 입주청소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5시간이나 지나있었다. 바닥은 진공청소기나 물걸레 청소기가 있었다면 수월했겠지만 오로지 맨손으로 해내야 했기에 더 힘들었다.


5시간의 대장정, 뿌듯한 결과물

 

 오랜만에 긴 시간 노동을 했더니, 몸이 꽤 찌뿌둥하고 땀도 많이 났다. 전문적으로 청소해 주시는 분들께 의뢰하면 40~60만 원 정도 든다고 들었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력과 3000원 재료를 써서 해냈다.


 돈을 아끼고 싶으시다면 쉬엄쉬엄 물티슈, 매직 스펀지 신공을 써보길 추천한다. 물론 주말 내내 뻐근함을 피할 수는 없다는 큰 단점은 있다. 무엇보다 나의 컨디션이 중요하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좋은 선택을 했으면 한다.


 이번 글은 물티슈를 이용해서 입주청소하는 법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공유했다. 일상생활 중 저비용 고효율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렇게 기록에 남겨 공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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