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2]
무기력함, 무료함에 대해
이른 아침시간, 한국은 늦은 저녁시간,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살자를 거꾸로 하면 자살, 가난을 거꾸로 하면 난가’
자신의 힘듦을 이런 식으로 나눈다. 농담처럼 털어놓고 잠시라도 좀 견뎌낼 수 있다면 좋겠다. 열심 뒤에 따라오는 참을 수 없는 무기력감, 무료함. 열심히 살아가는 그 순간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 그 이후,
혼자서 집에 걸어갈 때, 버스에서 창밖을 볼 때, 잠을 자기 위해 누웠을 때,
샤워하고 물기를 닦을 때, 혼자 술을 한잔 할 때…
‘열심’에서 벗어났을 때, 찾아온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당장 눈앞이 캄캄할 때. 깊은 무력감에 빠져 자아성찰을 한다.
나의 ‘열심’의 방향이나 방식이 잘못되었나? 다들 이렇게 사는데 나만 유난 떠는 걸까?
아님 어릴 때 꿈꿔왔던 어른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의 괴리감에 혼란스러운 걸까?
물론 어느 날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특별하게 다른 건 없다.
똑같이 열심히 하루를 살아냈고 똑같이 하루를 돌아보는데, 어느 날은 그리 무력하지 않다.
변덕스러운 마음 때문에 갈피를 못 잡을 때, 그냥 믿기로 한다.
믿지 않으면 삶이 너무 고달프다.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
무기력함이 나를 사로잡을 때,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자기 위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을 미워하지 마라, 그 들도 처절하게 믿고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themanwithyellow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