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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Angie Aug 25. 2024

싱가포르의 집에는 OO가 함께 산다?

싱가포르의 가정부 문화

최근 고용노동부와 서울시는 금년도 9월부터 필리핀 가사 도우미 100명을 배치시키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 국민들은 이와 같은 내용에 반발했다. 이들은 본국의 약 4배의 봉급을 받을 예정이며 한 달에 약 238만 원 이상을 감당할 가정이 얼마나 되겠냐며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도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적극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 내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가정부가 집안일을 맡아주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다. 아침에 아이들을 깨우고, 학교에 보내며, 오후에는 숙제를 도와주고,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등, 말 그대로 가정의 모든 일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저녁 시간에는 내니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함께 노는 것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덕분에 맞벌이 부부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은 가정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일하기 위해특별한 비자를 받아야 하며, 이 비자는 ‘Foreign Domestic Worker (FDW)’ 비자라고 불린다. 이 비자는 가정부가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가정부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가정부가 받는 월급은 보통 600~800 싱가포르 달러(약 50만~70만 원) 정도이다 (*이는 가정마다 다를 수 있다) 이처럼 높지 않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에 싱가포르 신혼부부는 결혼 후 아기를 비교적 빠르게 갖는 편이고 출산 후 맞벌이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또한, 가정부는 최소한 주말에 하루는 쉬어야 하며, 집에서는 개인적인 방을 제공받는다.


가정부와의 관계는 가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가정에서 가정부를 가족처럼 대우하며, 생일이나 명절에 함께 식사하는 경우도 많다. 싱가포르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어떤 가정은 가정부의 생일에 작은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고 한다.


더불어 가정부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실례로 내가 사는 집에는 필리핀 가정부가 상주하고 있는데 가끔 필리핀식 저녁 식사를 차리고 종종 나에게 음식을 권하기도 한다. 이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살다 보면 가정부와 고용주간에 갈등도 있을터. 싱가포르 정부는 가정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의 상담 서비스나 지원 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덕분에 가정부와 고용주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싱가포르에서 가정부는 가정의 중요한 일원이며 그들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내 필리핀 가정부 도입을 목전을 앞둔 이 시점,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장단점을  미리 파악해 문제를 대비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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