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 번의 창업 과정을 통해 깨달은 점
'나는 창업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의 고민이 있는 분이라면 아래 세 가지 자질에 대한 자가 진단을 권유드린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두 번의 창업 과정 속에서 깨달은&깨닫고 있는 내용들이다.
창업 직후 느끼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나의 수식어가 모두 사라진다는 점이다. 으레 내 소개의 한 단락을 차지하던 회사 이름과 직급은 더 이상 없다. 성공하기 전까지 아무도 당신의 회사 이름을 알아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제 막 시작한 회사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는 파트너들도 많지 않다. 사람들이 보는 나는 회사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크다는 것을 나는 첫 번째 창업에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창업은 벌거벗은 진짜 나로 세상을 만나게 해 준다. 그러니 창업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믿을 수 있는 높은 자존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기만 하면 단숨에 유니콘이 될 수 있다 굳게 믿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창업가도 한 번에 성공하는 법은 역사상 없었다. 그들은 여러 번 실패하고 그 과정 속에서 답을 찾았다. 고객은 내가 아니고, 시장은 빠르게 변화한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통한 진화만이 성공을 위한 답이다. 그러니 존버 정신은 필수다.
추천도서: 슈독, 크래프톤웨이
사실, 존버 능력은 한 사람의 환경과 자질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담고 있다. 만일 당신이 가장인지라 한 달이라도 돈벌이가 흔들리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초기 창업은 적합하지 않다. 냉정하지만 사실이다. 창업가는 자본 조달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위기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배가 될 수 있다. 창업의 시작에서부터 충분한 자금 조달 유치가 불가한 상황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났겠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적어도 시리즈 B 이상의 투자 유치한, 제품의 시장 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이 검증되어 재정적으로 안정된 스타트업 경험을 먼저 추천한다.
또 하나는 자질인데, 여기서도 역시 자존감이 필요하다. 숱한 위기 상황이나 남들의 시선에 일희일비하면 존버할 수 없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게 자금적인 문제나 회사의 네임밸류로 인해 인력 채용이 힘들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맡게 되는 업무의 중요성과 범위,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당신이 창업가라면 필요한 일과 자질구레한 일은 필수적이며, 모르는 것은 배워서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주변에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느낀다. 특히, 어느 정도 경력을 쌓게 되면 나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는 다소 거만한 생각으로 배움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신에게 이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창업을 다시 생각해보시길. 창업을 시작한 그날부터 배워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창업은 아름답지 않은 실전이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무게의 중압감에 뇌에 산소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날들도 견뎌야 한다. 그럼에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만의 방식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창업가들은 멋지지 않은가? 진정성을 가진 세상의 모든 창업가들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