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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진영 Jul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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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잃음에도 

깊고 오래 슬퍼하던 나에게 있어

빈손으로 와 다시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위안이 되어준 지 오래다.


나의 모자람으로 

놓친 것들이 필연적으로 스쳐 지나갔다는 생각으로

우두커니 뒤돌아서 푹 파인 발자국들을 바라보고, 

또 그 사이 손 틈으로 새어 흩어지는 시간들에 대해 

새벽과 더욱 가까워지던 나는 가까스로 눈거풀을 붙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자

그리고 

떠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해 웃음으로 배웅하자

생애 제일 즐거웠다던 하루도, 몇 번을 자다 깨며 겨우 잊던 날들도

천천히 걷는다 해도 언젠가 넘을 지평 너머로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부질없는 것들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은 무엇을 위한 말인지,

돌아보며 슬퍼하던 시간들도 나에게 있어 충실히 발을 디디고 있었던 현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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