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커피 : 스몰뚱바라떼

가끔씩 집에서 하릴없이 빈둥대고 있는 내 모습에 환멸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집에 콕 박혀 무얼 해야 하는지 잘 몰랐고, 하고 싶었던 것도 딱히 없었습니다. 그러나 뭐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루동안 시간이 흘러가는 데에 관심은 딱히 있진 않았는데 주말 내내 이런 답답함이 지속될 때 이상하게도 내 마음속 한켠에는 편안함은 없고, 불안감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하루종일 멍하니 쉬고 싶을 수도 있었겠지만 난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더 옥죄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얻은 불안을 겹겹이 쌓아놓을 순 없었습니다. 야심한 밤에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섰습니다.

주방으로 찾아가 순서가 딱딱 정해진 것을 하나씩 이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해결해 나가며 결과물을 확인합니다. 이런 작업은 내 불안을 줄여주었고, 뿌듯함이 곧장 찾아들었습니다.

이번 심야커피 에피소드에서 소개드리는 스몰뚱바라떼는 초코바나나를 연상하며 만들었습니다. 바나나우유의 양을 줄이고 커피는 초콜레티한 인도네시아 만델링 원두를 사용했습니다.

 바나나 우유의 달콤한 맛을 극대화시키기보다 묵직한 인도커피의 향미가 지배적일 수 있게 만들어 초코바나나를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에 초코시럽을 추가하거나 또는 바나나를 으깨어 설탕 조금과 섞어낸다면 질감적으로 더욱 훌륭한 맛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스몰뚱바라떼는

맛보다 행위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아니 아니.. 맛도 있습니다!

###모카포트 레시피!

물탱크 : 냉수 80g

엔코 그라인더 : 분쇄도 8 (모카포트 분쇄도보다 곱게)

원두 : 인도네시아 만델링 18g

추출량 : 50g

1. 얼음 3개를 컵에 담아주세요!

2. 바나나 우유 120g을 투입해 주세요!

3. 모카포트 커피 50g을 넣어주면 끝!

## 초코시럽을 둘러주시거나 바나나를 곱게 으깨어 설탕 조금과 함께 음료를 만들면 직관적으로 초코바나나를 연상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