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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핵폭탄과 유도탄들 Jun 25. 2023

미국의 외교와 외교정책: 개관

미국의 외교와 외교정책 #1

미국은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미국 중심의 패권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외교적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극성(polarity)라고 하는, 패권이 위치하는 형태를 미국 중심의 단극(unipolar) 형태로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무력 부문에서 단극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으나 정치, 경제 등 여러 부문에서 단극 형태를 위협받고 있으며 단극을 새롭게 형성하거나 혹은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단극을 향한 집념은 외교적 일방주의(unilateralism)군사 조급증으로 대표된다.


외교적 일방주의란 교류와 협력을 추구하는 다자주의(multilateralism)와는 달리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며 외국을 압박하고 일방적으로 외교정책을 수립해 이를 시행할 것을 강요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미국은 20세기 초중반부터 다자주의를 외치고 또 강조해온 국가이지만 21세기에 이르러 패권을 위협받자 다시금 외교적 일방주의를 꺼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내세운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MAGA)이나,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일컫는 말 America First 등이 모두 미국의 외교적 일방주의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군사 조급증이란 9.11 테러를 겪은 이후 미국이 불량국가와 테러리즘 단체 등에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는 모습이 다소 조급해보인다는 지적 속에서 탄생한 용어이다.


여느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외교정책은 정권의 성향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오늘날 미국의 집권당인 민주당(Democratic Party)의 성향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로, 소위 미국적 가치로 분류되는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국제적인 확산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서 미국의 행정부가 외국의 정치에도 일정 부분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이념이다. 한편 야당인 공화당(Republican Party) 또한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국제적인 확산을 지지하는데 외국의 정치에 개입하는 모습에서 민주당과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이 대체로 대화와 협상이라는 외교적인 틀 안에서 미국의 힘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과 달리 공화당은 대체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의 힘을 강력히 행사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특히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 여론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미국은 정부가 민의와 여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연성국가(Soft-State)로, 민의와 여론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경성국가(Hard-State)가 아니다. 이는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이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만들어진 여론에는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 만들어진 여론이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 여론에 투영되는 경우 간접적으로나마 국제사회에서 만들어진 여론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는 하나 이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국이 외교적 일방주의로 무장한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라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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