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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이지 May 09. 2022

[바깥육아] 놀이터, 엄마의 고민

어느 워킹맘의 바깥 육아 이야기

 회사를 다니면서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하고 있다. 일단 집에 오면 노트북 켜는 것 조차 힘겼다. 그러다 보니 딱 10개의 글만 쓰고 주제를 변경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10개를 채우지 못했다. 

집에서는 그냥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는게 나의 유일한 힐링이다. (요즘 더욱더 번아웃 중이라 손 까딱 하기가 힘들다)


 5 월은 뭘 해도 좋은 계절이다. 집에 있는 순간이 아까울 정도로 날씨가 좋기에 거의 매주 외출을 한다. 요즘 아이의 놀이터 사랑은 더욱 커졌다. 놀이터에서 자주 보는 누나와 형아도 생겼다. 연수는 놀이터에서 만난 누나와 수다를 떨며 그네를 타는 것을 좋아한다. 대개 형아들보다는 누나의 챙김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직까지 형들의 행동은 강압적인 느낌이 드나보다.  그네 욕심이 많은 연수에게 누나는 '욕심 많은 연수'를 줄여 '욕수'라는 별명도 지어주었다. 어감은 좋지 않지만, 연수는 그네 욕심이 많은 '욕수'는 분명하다.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누나와 형들 중, 나의 관심을 끄는 아이가 있다. 총이나 칼을 들고 나타나는 8살의 남자아이로, 만날 때마다 다소 거친 행동을 한다. 개미를 밟는다거나 아이를 향해 총을 겨누고, 언행이 거친 편이라 눈에 띄었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지 않다보니 함께 어울리게 되는데, 누나나 형들의 행동을 빠르게 학습하는 연수에게는 그 아이의 거친 행동도 빠르게 학습된다. 총 쏘는 시늉을 한다거나, 개미를 밟으려 하거나, '헐' '대박' 같은 말투를 따라 한다.  5살이 헐이라니 -_-'


  놀이터에서 아이가 노는 행동을 최대한 터치 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 아이가 오면 자꾸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게 된다. 그 아이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놀게하거나, 다른 놀이터로 이동하자고 채근한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가는게 이제 조금씩 부담스러워 진다. 대개 그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오지 않고 혼자 오는 편이라, 그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사람이 없어  폭력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연수는 한번 본 것을 빠르게 학습하는 성격의 아이다. 특히 타인의 행동이나 말투, 새로운 언어 같은 것을 빠르게 인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형아 누나들의 행동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누나들이 그네 타는 모습이나  미끄럼틀 타는 모습을 보고 따라해보려고 하는데, 대개는 5살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격한 행동이다.학년이 높아질 수록 아이들의 행동을 더욱 격하고, 말투는 거의 어른과 다름이 없다.  아직은 '아이다운 아이'의 모습이 좋은 내게 놀이터는 이제  마냥 즐거운 장소만은 아니다.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느 것을  엄마의 과보호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주말에 한 두번 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는 워킹맘 입장에서는 아이의 행동과 주변 아이들의 행동을 해석하게 된다. 그 아이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기에 내 스스로 그 아이를 평가하고 비난 할 수는 없지만,  그 아이의 행동이 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자꾸 그 아이의 모든 행동을 날카로운 잣대로 평가하게 된다.


 언젠가 누군가의 엄마도 우리 아이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않기 위해 아이를 잘 키워 나가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습득하는게 빠른 5살이 된 지금, 아이의 행동 속에 예의와 규범을 정확히 알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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