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내는 시간을 정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맨날 하는 말이 있다.
“아 뭐야, 혼자만 재밌는 거 할 거야? 따로 하기 시작하면 그러다 다 따로 해!”
결혼 전, 나는 야구를 정말 좋아해서 친구와 일주일에 3번씩은 꼭 보러 갔다. 여름에는 서핑과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평소에는 볼링과 배드민턴을 즐겼다.
반면 남편은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핸드폰 게임을 즐긴다. 운동에는 영 소질이 없고, 내가 더 잘한다.
이렇게 취미도 다르고 행동반경도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을까?
"취미가 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야 하나요?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야 하나요?"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다른 사람이었다.
남편과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독서 모임에서 만났다.
그날 읽은 책은 <모순>.
주인공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특이한 대답을 했는데 내 생각이 신기하다고 했던 그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서로의 시각이 새로워서 흥미로웠다고 한다. 나도 남편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런 장점도 결혼 후에는 단점으로 변했다.
생각하는 게 너무 달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 빗나가곤 했다.
얼마 전에 유명한 연애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 대화 중에 "같은 취미를 가지면 좋은지,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지"가 있었다.
출연진 중 한 명이 말하길,
“같은 취미가 아니어도 서로 존중해 주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취미를 같이 하고 싶지 않다. 잘 못하는 사람에게 가르쳐주기 귀찮고, 친한 친구랑 하는 게 더 재미있다”라고 하더라.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물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말이긴 하지만, 취미 생활이 다른 부부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면 연애를 시작하는 것조차 힘들다. 대화가 안 통하는데 억지로 끼워 넣는 느낌을 모를 수가 없다. 반면에 취미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취미가 같은지 다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결혼 초반, 남편은 나에게 맞춰주려고 했다.
야구장에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 팀이 공격할 타이밍이면 일어나서 응원가를 부르고 점프도 한다.
3시간은 기본이고 더 길어지기도 한다. 남편은 꿋꿋이 나를 따라와서 앉아 있었다.
마음으로는 너무 고마웠지만, 내가 신났을 때 남편이 같이 뛰어주지 않는 게 서운했다.
‘아, 친구랑 왔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친구와 갔다. 정말 즐거웠다. 같이 소리 지르고 응원하고, 마치 노래방에 다녀온 것처럼 목이 쉬어서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쉬웠다.
즐거웠던 순간을 남편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는데, 그 찰나의 순간을 인간의 언어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가 없었다. 같은 순간을 보고, 같은 감정을 나눌 수 없다는 게 이렇게 아쉬울 줄은 몰랐다.
취미가 달라도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통한다. 반짝반짝 눈이 빛나면서 즐거웠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는 상대방을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뒤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 취미를 찾기 시작했다.
물론 혼자서 하는 취미생활은 개인 시간에 충분히 하고 돌아온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고, 책을 읽으며 둘만의 독서 모임을 한다.
때로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견제한다.
“아 뭐야, 혼자만 재밌는 거 할 거야? 따로 하기 시작하면 그러다 다 따로 해!”
서로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정리해 보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까요? YES.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힘들까요? No.
같은 취미를 가져도 대화가 안 통하면 힘들다.
다른 취미를 가져도 상대방과 대화가 통하면 즐겁다.
다만,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물어보자.
결혼하면 같이 하고 싶은 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