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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의 우주 Jul 11. 2022

카카오톡은 내재가치가 있었을까?

이우주의 비트코인 이야기 4.

당신은 카카오톡이 처음 출시되던 때를 기억하는가?

정말 혁명과도 같았다.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에는 문자비를 건당(혹은 월 몇 건씩 약정) 지불하며 사용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필자는 문자비를 줄이기 위해 매번 꽉찬 장문의 문자를 보내곤 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게 된 계기는 카카오톡이라는 "무료문자" 때문이었다.

당시의 카카오톡은 광고도 하나없이 정말 문자 보내기 기능 밖에 없었고,

이후 보이스톡 기능이 추가될 때도 어떠한 상업적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의 필자"이러다가 회사가 망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했다.

지금은 카카오의 손이 닿지 않은 사업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다.


아무튼 당시에는 유로 문자로 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나할 것 없이 카카오톡에 가입하여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났고,

전화번호 대신에 "카톡아이디"를 서로 주고받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이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카카오톡의 성공을 보면서, 통신사나 다른 IT업체에서도 서둘러 신기능의 문자앱을 출시했다.

카카오톡은 별 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엄청나게 광고를 하기도 했다.

영화관에서도 여러 문자앱 광고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카카오톡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시 포털사이트 1위였던 네이버의 라인마저 카카오톡 극복에는 실패하여,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미 카카오톡 안에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다른 문자로 넘어갈 이유가 없었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봤자, 친구들이 모두 카카오톡 네트워크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카카오톡의 내재가치가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했을까?

이미 선점되었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네트워크라고 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 네트워크 위에 엄청나게 많은 비지니스가 추가 되었으니 말이다.

(별로 안 친한 사람에게서 애니팡 하트를 받아본 사람은 그 황당함을 기억할 것이다.)





현재의 비트코인 역시 내재가치에 대해 많은 의문을 받고 있다.


이 질문은 희소성과 같은 화폐로서의 특징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즉, 비트코인은 그 존재 자체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곧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커피도 못 사먹는 돈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본질적 기능은 아니지만 이것도 오해다. 미국을 포함하여 실제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필자는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존재하며,

그것은 "이미 선점되었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네트워크"라 생각한다.


카카오톡과 차이가 있다면,

카카오톡이 문자(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였다면,

비트코인은 가치를 주고받으며, 장부를 교차 검증할 수 있는 신뢰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카카오톡 때와 마찬가지로,

더 우수한 기술의 암호화폐가 나왔음에도 누구도 비트코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선점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전 세계 1억 명에 가까운 네트워크가 생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 위에서 추가적인 layer2 기능(스마트폰 위의 앱과 유사)들도 생기고 있다.

작년부터는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회사들도 이 네트워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정부 마저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을 이용하려고 규정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커다란 가격 변동성(검은색)과는 별개로, 비트코인의 네트워크(초록색)는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다. (출처: Glassnode)


위 그림에서 보다시피, 비트코인의 초기에는 네트워크가 너무 작아서 내재가치가 없다시피 했다.

단지 미래의 희망적인 청사진만 보고 투자를 해야 했다.

그래서 필자도 2013년 비트코인이 50만원도 안하던 시점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성공 확률이 너무 작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신뢰 네트워크 자체가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의심과 방해를 뚫고 비트코인은 끝내 성장했다.

그리고 그 내재가치는 지금 계속 커지고 있다.

몇 년 뒤, 지구 인구의 50%가 신뢰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면 그 내재가치는 얼마나 클까?

적어도 그 때의 세계 최대 상장사보다는 커야할 것이다.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그때는 없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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