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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내춤 Feb 13. 2024

춤의 파편들 2

한평극장 vol.1 “Where is my HOME?”

나에게 집이란 어떤 곳인가? 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던 작품.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잠식하고 있었던 2021년.

춘천 전환가게라고 하여 빈집을 리모델링 한 후 문화예술활동을 진행할 ‘전환실험가’를 공모하는 사업에 선정되었다.

그 집은 100년동안 한 집안이 살던 곳으로 7-80년대에 기왓집을 허물고 새롭게 2층 양옥집으로 재건축한 집이었다. 그래서 1층에는 가족구성원이 다 함께 살 수 있도록 방들이 많았었고

내가 사용하는 2층은 전해듣기로는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오랫동안 사셨다고 한다.


거리두기가 더욱 심해지고 공연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연습실도 잘 갈 수 없는 상황이 오자 그러한 공간들도 나에게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민을 담아서 한평극장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비대면 공연, 온라인 송출보다는 거리두기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관객을 모시고 공연을 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실행하였다.


공연 한 회차마다 관객을 4-6명까지만 받고 총 공연을 3일 동안 8회에 걸쳐서 진행하였다.

한평극장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제일 많은 회차를 진행한 공연이었고 공연 사이에 텀도 2시간 밖에 없어서 되돌아보면 무척 빠듯한 일정이었다. 집이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내 자신의 집에 대한 이야기(가족, 고시원 등)로 시작하여 사람들과 거실에서 차마시며 이야기도 나누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가서 누워 쉬면서 라이브 노래를 듣는 씬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2층의 자그마한 마당에서 유목민같은 컨셉으로 움직임을 하고 관객들은 거실에서 밖을 바라보는 구도로 함축적인 느낌을 담아냈다.


공연을 진행하는 날 중에는 비가 온 날도 있었고 무척 바람이 많이 부는 때도 있었다.

바지가 다 젖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몸살과 피부병이 찾아올만큼

야외에서 구르고 방황하는 춤사위는 그 때의 상황만큼 어지러웠다.


고향인 부산에서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셋이서 살던 집.

서울에 올라와 잠시 머물던 친구의 집, 고시원, 반지하, 하숙집 등 다양한 주거형태를 경험했다. 

특히 고시원에 누워서 천장을 보면 그 작은 사각형이 내가 가진 전부인 것만 같아서 무척 집에 가기 싫어졌었다. 현재 춘천에서 새롭게 이룬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집은 그 시절에 비하면 매우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다.


부산에서 서울로 다시 춘천으로

역사를 공부하다가 현대무용으로

이 길이 맞다고 생각하며 가다가 돌아서고

완전 다른 길로 들어서기도 하고

한평극장 첫공연에서 나의 방황하던 움직임은

단순히 그 날의 결과물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 방황이 계속되고 있을 수 있지만

어디가 나의 집인지에 대한 감각은 단단히 새겨지고 있는 듯하다.

내 발이 땅에 붙어있지 않다고 여긴적이 많았는데

점차 나의 발이 땅에 굳건하게 붙어있을 때가 많은 듯하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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