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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G Mar 11. 2022

연구자 커리어의 도약을 향해

내가 박사학위를 받은게 2019년 2월이었으니 이제 어느덧 박사후 연구원 3년이 지났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난 3년간 내 연구 실적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 커리어는 나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박사 후 연구원을 시작할때 생각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가 박사학위중에 이론적으로 제안한 "오비탈 전류"라는 물리량을 실험적으로 관측하는 것이었다.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실제 물질의 복잡한 양자역학적 효과를 시뮬레이션 하는게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주저없이 시뮬레이션을 박사 이후 내 전공으로 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론과 시뮬레이션 뿐만 아니라 여러 측정의 원리를 잘 파악해 실험물리학자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하고싶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다행히 내가 위에 언급한 목표들을 상당부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오비탈 전류의 양자역학적 효과를 시뮬레이션 하는데는 상당한 전문성을 확보했고, 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최고 전문가로 평가를 받는듯 하다 (물론, 개념 자체가 아주 새로웠기 때문에 지난 3년전만 하더라도 이를 재대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사람이 전세계에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오비탈 전류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주요 실험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그 결과 2020-2021년에 걸쳐 오비탈 전류는 실험적으로 검증되었다. 지난 2년간은 실험물리학자들과의 공동 연구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 듯 하다. 특히 2021년에 내가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이론적으로 새로운" 결과라기보다는 2019-2020년에 이미 시작한 실험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서 발표된 논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3년 전에 내가 제안한 이론적 개념의 원리는 실험적으로 검증되었고, 앞으로 남은 문제는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량화해서 이론과 실험을 보다 근접하게 비교하는 일이 남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올해부터는 내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정하고 특히, 이론/시뮬레이션 물리학자로써 새로운 개념을 제안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아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건 아니고 (그러기엔 너무 리스크가 큰듯), 지금 내 연구 전문성의 경계에서 한두발자국 더 앞에 있는 목표에 도달하는것을 생각하고 있다.다행히 지난해 중에 틈틈이 향후 연구 주제를 생각할 시간을 가졌고, 그럴듯한 연구 계획과 함께 이를 연구비 제안서로 만드는 작업을 어느정도 했다. 아주 에너지를 집중해서 제안서를 완전히 작성한건 아니지만, 큰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의 윤곽은 어느정도 잡힌듯 하다.


그런데 새로운 연구주제를 시작한다는게 쉽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이전에 해오던 일이 완전히 끝난게 아니기 떄문에 이전에 제출해놓은 논문 심사와 교정을 끊임없이 해야하고, 실험 그룹과 공동 연구도 계속 되기 때문이다. 내 지도교수의 조언으로는 오전시간에는 이메일 앱을 꺼놓고 사무실 문을 닫아놓고 본인이 가장 관심있는 연구 주제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이를 한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슬슬 다른 대학의 조교수 및 주니어 교수 (독일의 조교수라 생각하면 될듯) 자리에도 지원을 시작하는게 좋을듯 하다. 시간이 지나며 연구 주제가 확대대다보니 내 혼자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처음 연구 그룹의 리더가 되면 교육과 행정에도 신경을 써야하니 연구에 속도가 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일관된 방향으로 연구를 하다보면 모멘텀이 붙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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