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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 앵선 Feb 17. 2024

제주에서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 용눈이 오름, 비자림

비가 온다더니 햇빛이 쨍하다!


서둘러 나선다. 며칠째 초행길에 내비게이션 보느라 그 좋아하는 fm을 못 들어서 오늘은 아예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테스트한다.

네비도 나오고 fm 도 들을 수 있는지?....

오우!

감사!. 둘 다 ㅇㅋ.

이제야 운전할 맛이 난다.


유민 미술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의 특징이 물씬 풍기는 미술관으로 들어서는 길에 억새풀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노출콘크리트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 그리고 액자공간으로 보이는 성산일출봉이 하나가 되어 안도 타다오의 철학을 보여준다.

물, 바람, 노출콘크리트를 통하여 만나는 빛!

낭시 파 아르누보의 유리공예 작품들.....

마치 숨겨놓은 보물을 만나듯, 숨바꼭질하듯, 아르누보 작품들과 마주한다. 무엇보다 안도타다오의 설계가 전시작품들을 더욱 궁금하게 하며,  비밀스럽게 옛 모습을 간직한다.


용눈이 오름 -한라산이 제주의 아버지라면 오름은 제주를 키워낸 어머니다!

초지에 봉긋하게 올라와 너른들을 휘감아 돌아가는 땅의 곡선은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넉넉해서 눈과 마음이 그 굴곡진 피부를 타고 분화구 품 안으로 슬그머니 빨려 들어가고 만다.  - 신승수 글에서 따옴-


몇 년 전 오르던  오름의 언덕엔 꿀꽃도 피어있고 야생화도 많이 있었는데, 계절 탓도 있지만 오르는 길 양옆으로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서, 옛 모습의 오름은 찾아볼 수없고.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길인 양, 왁자지껄함과  소란스러움만 남아있다.

정상에 올라가 깊은숨 한번 내쉬고 사방을 둘러보곤 곧바로 내려와야 하는 느낌이 넘~~ 아쉽다.

제주가 많이 변해가고 있다.


비자림- 화산 활동 시 화산 쇄설물인 송이는 알칼리성의 천연 세라믹이며 천연상태에서 원적외선 방사율이 92%, 탈취율이 89%, 수분흡수율이 10%, 항균율이 99%, P.H7.2로 인체의 신진대사 촉진과 산화 방지 기능을 지녔다. - 안내의 글에서 -


이렇게 귀한 송이로 되어있는 비자림 숲길은 제주에서 내가 재일 좋아하는 숲길이다.

천천히 숲의 향기를 마시며, 머릿속에 시끄러운 잡념들을 털어내고,  

호젓이 걷고 싶다.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휘이익 걸으며, 무심코 숲의 향기를 날려 보낸다.

무에 그리 바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해야 할 숙제들이 많은 것처럼 서두르고 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숙소를 향해, 오늘도 그렇게 해는 저문다.

          *2024.2.17.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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