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8th Mini Album ‘The Nocturne' 리뷰
K-POP은 언제까지 사랑만 노래하나요? 누군간 불평한다. 그 물음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될 앨범. 뉴이스트의 8번째 미니앨범 <더 녹턴>이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는 <더 테이블>의 트랙 리스트는 관계의 시작-끝-그리고 후회를 담고 있다. 타이틀곡 <LOVE ME>는 기존의 곡과 달리 경쾌한 리듬과 ‘날 사랑해줘’ 라는 고백을 담고 있다.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밤새>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타이틀곡 <LOVE ME>와는 전혀 다른 내용과 분위기를 담고 있다. 사랑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테이블 위에 내어놓는 음식처럼 꾸며보고 싶었다는 목적에 부합하는 앨범이다. 관계에 집중하는 <더 테이블>은 물리적 시간이 아닌 두 사람의 시간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더 녹턴>은 관계가 아닌 물리적인 시간을 엮어두는 방식을 취한다.
첫 트랙의 제목인 ‘Moon Dance’과 <더 녹턴>이라는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더 녹턴>은 밤을 배경삼아 사랑을 노래한다. 녹턴은 야상곡. 야상(夜想)은 한자어 그대로 밤의 분위기를 담고 있으며 야상곡은 서정적인 분위기의 피아노 곡으로 구성된다. 뉴이스트는 ‘가장 솔직해지는 시간’으로 야상곡을 재해석했다. 이는 전작 <LOVE ME>의 ‘너의 깊은 비밀도 네가 원하는 것도 한 꺼풀 벗기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어’ 라는 고백을 이어온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솔직해진 이들에게 사랑의 기적이 일어날 것임을 기대하고 확신하는 것이다.
‘Moon Dance’는 멤버 민현과 JR이 작사에 참여했으며 라라랜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손을 잡아 With me dance with me’ , ‘달빛이 쏟아 내려 너와 날 서로 비추며’라는 가사에서 달빛 아래 춤추는 연인을 쉬이 떠올릴 수 있다. 전작 <LOVE ME>의 ‘텅 빈 거린 우리 밖에 없어 너와 춤추고 싶어’ 장면을 계승한 것이기도 하다. 프로듀싱을 주도한 멤버 백호는 “낮과 밤 버전이다.” 비유한 바 있는데 좀 더 솔직하고 가까워진 연인들의 모습을 앨범 내에서 찾을 수 있다. ‘Moon Dance’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춤을 춘 화자는 ‘Darling What are you waiting for? 좋아하는 옷들을 꺼내 입고서 말이죠.’ 라고 묻는다. 가사 순서를 거꾸로 하면 자신과 만나기 위해 나온 것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옷을 입고 누굴 기다렸어?’ 묻는 애교섞인 투정임을 알 수 있다. 화자는 이어 ‘또 밤이 찾아와도 I’m still loving you baby’ 라고 고백하며 이 사랑이 충동이 아님을 확인시켜준다.
‘I'm in Trouble’에서의 밤은 화자를 충동하는 매개체가 된다. 사람들이 활동을 하는 낮과 달리 대부분이 잠들어있는 밤은 짧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하필 화자는 밤에 그를 만난다. 아침을 향해 달려가는 얼마 남지 않은 오늘. 화자는 그에게 ‘다른 소리는 모두 뮤트해 안 듣기로 해’ 요구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듣기에도 오늘은 짧기 때문. 화자는 그의 거부나 승락, 그 무엇이든 괜찮다 결심한다. 화자는 ‘내일 내일 하룰 망쳐도 원망할 생각 없어 하나도’라고 말하며 가까이 다가간다. ‘I'm in Trouble(큰일났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처럼 시간도 변하고 있어’, ‘내일부터 우리 서로를 부를 때 기대가 되지’ 라며 기꺼워하고 있다. 서로를 부를 때 기대가 된다는 말로 관계가 재정립 되길 바라는 화자는 ‘너의 친구들이 내가 누군지 물어봤으면 해’ 라며 오늘이 내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한다. 그래야 ‘널 그리워하는 실수는’는 일어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
‘I'm in Trouble’이 강렬한 이끌림을 토대로 하는 감정이라면 ‘Firework’는 오래도록 품어왔던 감정을 기반으로 한다. 노래 속 두 사람은 취해버렸고 ‘나’는 심장이 아플 정도로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옆에 있는 ‘너’가 ‘뭘 좀 알고 있나’ 싶을 정도로 나를 쳐다보기 때문이다. 취해버린 ‘나’는 다시 없을 시간임을 인지하며 자신의 마음을 터놓는다. 지금 기억을 추억으로 남기지 말자는 속삭인 뒤 ‘나’는 ‘넌 알고 있을까? 빛났다 사라져서 내 눈 안에 있는 걸’ 고백한다. 하늘을 빛내는 불꽃만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눈을 깜빡여도 눈 앞에 ‘너’가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불꽃을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Back To Me (평행우주)’는 엇갈린 인연을 그리워하는 이별 노래다. ‘너에 대한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해’라고 체념하면서도 ‘나 돌아갈 수 있을까?’ 자조한다. ‘너 없는 우주 속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지금은 결국 멀어져도 다시 한 번쯤 넌 기적처럼 돌아와’ 주길 평행 우주라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바라고 있다.
‘꼭’은 멤버 렌이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가사로 만들었으며 ‘반딧별’은 응원봉을 든 팬들을 반딧불로 칭하는 뉴이스트가 팬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우리는 떠난 이를 별로 칭하여 그리워하고 반딧불도 밤에 발견되는 것이다. <더 테이블>에 이어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 노래는 지겹지 않나요 라는 물음에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요?’ 대답할 수 있는 세련된 감정의 나열. 뉴이스트가 보내는 야상곡은 여기까지. 감상은 전 음원사이트에서.*
2020년 5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