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앞에 어떤 부사를 붙이면 어울릴까
비로소 마침내 아쉽게도 아무튼 기어이....
개강을 하면 즐겁고 8~9주째에 기쁨이 피크를 찍고 그 다음엔 종강이 다가옴에 따라 우울해진다.
그냥 나는 학교에 다니는 것, 수업을 듣는 것, 어제는 모르던 것을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는 게 기쁘다.
조금 쉴 시간을 갖고, 미뤄둔 일을 할 수 있는 방학이 좋은가? 그렇지 않다.
어제는 중급독일어가 종강을 했고(다음 주는 시험이다) 오늘은 동서윤리사상비교연구가 종강을 했다. 학교행사, 교수님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휴강이 있었다.
책을 읽어내고 이해하고 발문을 하는 과정이란 게 물론 쉽지 않다. 누군가 박사과정이 막연히 석사보다 2~3배 힘들려니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6배 그 이상으로 힘들다고 했다. 교수님도 박사과정은 공부가 힘든 게 기본값이라고 하셨다.
그래도 공부가 체질인지, 할 게 공부밖에 없는 건지, 논문 쓸 생각을 하면 막막하지만, 그전 수업을 듣는 일은 즐겁다.
수업 후 간단한 다과-피자, 치킨, 구운 고구마, 김밥, 귤, 펑리수(과자)-와 공부한 책에 글을 써주는 롤링북 책거리 행사까지 했다.
MBTI라는 건 내가 바라보는 나이니, 나를 잘 알려면 주위의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는 김영하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내 책에 써준 말이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
겨울이 왔네, 팔짱 낀 채로 책을 쳐다만 보네.
노랫소리 구룸 너머로 아득하고 마치 용을 타고 푸른 하늘로 오르는 듯하다.
배움의 모습으로 기억할게요,
박사를 넘어 덕사이기를.
애쓴 인유당, 한 호흡 쉬고 끽다거!
아모르파티-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인생의 멋을 아는 젊은이!
배움 속 충만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애쓰고, 사랑하며, 기쁘게
智의 열정이 고결함이여!
知, 智의 배움에 영원하라!
함께 배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창백한 푸른 점 안, 도반들과 시절인연!
이 쓸쓸함도 따스함도 겨울의 시작이구나.
정글짐 위에 올라선 너,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구나.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학원생공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