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텀블벅 펀딩에 참여해 준 분들의 후원 내역을 보다가 한 분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8,000원.
내 리워드 구성에는 없는 금액이다.
클릭을 해서 상세 내역을 확인해 보니 18,000원 리워드에 대한 후원을 해주신 걸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28,000원이 찍혀있다.
펀딩회사의 시스템 상 오류가 분명한 듯 보였다. 혹시나 10,000원이 더 결재되어 후원자님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될 듯하여 텀블벅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너무 좋으시겠어요. 그분이 작가님에게 추가 후원금을 넣으신 거예요."
텀블벅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는 나로서는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었다.
지인의 장문의 설명을 듣고서야 추가 후원금이라 개념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뭉클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창작자에게 책 하나로 연결되어 이렇게 추가 후원금까지 선뜻 내주었다는 생각에 말이다.
얼마 전 원고 의뢰를 받았다가 거절한 일이 있었다. 승낙을 하지 않은 이유는 다름 아닌 원고료 때문이었다.
쓰는 일을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원고지 1장당 1만 원 이하의 의뢰는 승낙하지 않겠다는 나만의 철칙을 세웠다. 그건 나만 잘 살자고 세운 원칙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원고료의 마지노선은 글을 쓰는 내 동료들의 자존심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일은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갔다.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아직 유명한 작가도 아닌 내게 매달릴만한 절실한 이유가 없다는 걸 알기에 서운한 감정은 없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1만 원 이하, 아니 절반의 원고료만 받고도 흔쾌히 일하는 사람들도 차고 넘친다는 것도 잘 안다.
1만 원을 받던, 5천 원을 받든 간에 돈에 맞춰 내 글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좀 더 질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창작자에게 1만 원은 분명 생계를 지탱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건 앞으로도 변함없다.
한 창작자의 앞날을 응원하며 1만 원을 선뜻 더 후원해 준 어떤 후원자님의 그 돈이 내겐 지금껏 원칙을 지켜내며 받은 한 장당 만 원이라는 원고료의 가치보다 훨씬 뭉클하고 든든했다는 걸 그분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