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보다 내가 더 낯설었던 날
문을 열던 첫 날 아침
손잡이를 잡은 채 한참을 서 있었다.
누군가 올까 봐 무서웠고
아무도 안 올까 봐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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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다 됐는데, 나는 준비가 안 됐다
진열장엔 디저트가 놓였고 머신은 예열을 마쳤고
의자 각도도 가지런했다.
음악도 골랐고, SNS에는 개업 소식도 올려두었다.
모두 완벽해 보였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처럼 서 있었다.
이 자리에 내가 있어도 되는 걸까
운영자라는 이름이 내게 어울리기는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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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손님이 들어오지 않기를 바랐던 순간
문이 열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말이 꼬일까 봐
내가 이 공간의 주인처럼 보이지 않을까 봐.
그 순간 나는 손님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경계하고 있었다.
가장 무서웠던 건
내가 확신없어 보이는 나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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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속에서 시작된 하루
사람들은 가게 문을 연 날을
희망과 설렘으로 기억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시작은 두려움이었다.
그 두려움은 모양을 바꿔가며
공간이 닫히는 날까지 나와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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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속에서 시작했기에
마무리를 더 단단히 끌어안을 수 있었다.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