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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cial worker 김은경 Apr 23. 2024

정확하게 공유하기, 우리의 목표가 뭐예요?

파랑새와 함께 하는 여정

© kellysikkema, 출처 Unsplash


[정확하게 공유하기, 우리의 목표가 뭐예요?] _파랑새와 함께 하는 여정 


2013년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사회복지관의 역할이 변화했다. 그 역할 중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주민조직화. 주민들이 마을에서 직접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하며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사회복지관이 먼저 시작하였고, 서울시복지재단을 통해 마을형 복지관 프로포절이 생기면서 많은 복지관들이 주민조직화 활동을 마을지향 활동으로 확대하여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과 노인복지관도 후발주자로 지역중심사업을 꾀하고 있으며 서울복지재단 프로포절에 참가하며 마을지향 복지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장애인복지관도 2016년부터 CBSS(지역사회중심지원서비스)를 도입하며 마을지향 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회복지사라는 전문가가 주도하고 기획하고 모든 걸 다 해냈다면 이제는 주민과 함께 주민을 앞장 세워해야 한다.


사회복지관은 주민모임을 만들고 기존 자원봉사단을 주민모임으로 변형하여 사업의 박차를 가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바자회를 하여 기금을 만들어 장학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마을공동체 기금을 따와서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복지관 사업의 큰 한축은 주민주도, 주민조직화가 되었다. 


그렇다면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복지관의 주민조직화는 사회복지관을 닮아있다. 복지라는 큰 테두리는 같으며 주민조직화, 지역조직화라는 이론을 똑같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복지관과는 많이 다른 것이 함께 지역으로 나가는 주민이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경우 젊은 장애인 분들이 많지만 장애인복지관은 고령의 장애인이 많다. 중장년, 노인의 장애인 분들과 함께 마을로 나가다 보니 한계도 많다. 신체적 어려움에 의한 제약, 복지관 안에서 프로그램만 하시다 보니 마을에서 본인의 주장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한계를 느끼기도 하신다. 그리고 가장 어려움은 사회복지사와 장애주민의 동상이몽이다. 

장애주민은 지역에 나아가 좋은 말만 그 자리에만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하나 사회복지사는 역할을 해주기를 먼저 나서 주기를 꾸준히 활동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장애주민은 병원도 가셔야 하고 가끔 몸이 아프기도 하고 하지 않았던 마을 활동을 하는 것이 생경스럽고 재미도 없다. 특히 마을활동을 한다고 갑자기 환경이 변화는 것도 아니어서 느린 변화 앞에서 지쳐간다. 이런 장애주민과 함께 마을에 나간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주민중심으로 해야 하니 본인이 주도하지도 못하고 장애주민을 닦달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초심으로 돌아가.. 장애주민과 함께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복지관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하는 것인가? 진정 마을에서 장애주민이 살아가기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하는 것인가? 장애주민의 역량강화를 위한 경험의 차원인가?

그 목표에 따라 활동과 장애주민,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달라진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장애주민과 함께 만들고, 합의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 혼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며 장애주민을 마을로 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올해, 이번 분기, 이번달 해야 일들의 목표를 정해 보고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역할을 정해야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되어 보지 못했던 사회복지사는 장애주민의 삶의 어려움을 관가 하면 안 된다. 30분이면 걸어갈 있는 곳을 장애주민은 1시간은 걸려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올 수도 있는 것이며 정기적으로 약을 먹고 병원을 가고 치료를 받으러 가야 있다. 이런 장애주민의 삶을 무시하고 '왜 시간을 안 내세요? 일을 함께 하려 하지 않으세요?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장애주민과 목표를 수립하고 공유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퍼실리테이션이다. 간담회는 사담이 오가기 쉬우며 1:1 대화는 거기서 멈추기 힘들다. 주민모임과 함께 퍼실리테이션을 하면 주민모임의 욕구, 우리의 목표, 마을의 변화가 필요한 문제를 쉽게 도출해 낼 수 있다. 


오늘 주민모임 대표님에게 '은경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전화를 받았다. 7년째 장애인복지관 주민조직화를 하고 있는 나도 한참 멀었다. 아휴.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찾는 파랑새, 장애인의 보통의 삶은 우리 복지관의 연계획, 연 목표가 아닌 장애인의 진짜, 리얼 삶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와 욕구가 꼭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목표를 정하면 꼭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사회복지사 #주민조직화 #장애주민과 함께하기 #장애인복지관 #목표공유하기 #마을만들기 #누구를 위한 목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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