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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Sep 01. 2021

현대차, 레벨4 '아이오닉5 로보택시' 美도심 달린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발표하고, 전기차와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 미래차 발표 계획을 밝히자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쳤던 주가는 급상승했고,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미래전략도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는 선두권에 들지 못하는 제조사였지만, 이러한 전략 발표를 통해 미래 자동차 부문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봇 전문기업인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도 좋은 평가를 받았죠. 


그러나 올해 초 뜬금 없는 애플카 협력설에 따른 기대심리 하락,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경쟁사의 잇따른 전기차 전략 발표 등의 이슈를 겪으면서 현대차의 미래 가능성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자사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만든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공개한 것인데요. 이 로보택시(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 탑재로 로봇화된 모빌리티 택시)에 적용되는 기술은 현대차를 한 차원 높은 단계의 회사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기존 저렴한 차를 꾸준히 발표하는 중위권 수준의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가 아닌, 전기차-자율주행-로봇 기술력을 갖춘 빅테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점프업'을 알리는 이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 서비스를 오는 2023년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와 함께,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첨단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인 미국 도심 도로에서 2년 내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 주목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현대차가 자율주행 전문업체인 모셔널과 공동 개발했습니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되는데, 비상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수동 조정 없이도 자동차가 알아서 달릴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됐습니다. (참고로, 모셔널은 현대차와 미국의 자동차 전장 업체인 앱티브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리프트와 함께 2023년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


현재 현대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 수준으로 반자율주행입니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 방지 기능으로 고속도로 위주로 운전자의 운전을 보조해 주는 정도 수준입니다. 몇몇 수입차와 현대차의 반자율주행차를 체험해 본 결과, 현대차의 반자율주행 완성도가 가장 높아보였습니다. (물론, 테슬라를 제외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전기차-자율주행 자타공인 세계 1위 기업인 테슬라의 상용차가 현재 레벨 2.5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테슬라의 자율주행에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 역시 최근 레벨4 자율주행 및 로봇/AI 미래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는 더욱 더 앞으로 치고 나가겠죠?


현대차는 이 로보택시를 오는 7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2021 IAA 모빌리니 모터쇼'에서 실물을 전시하며 세계에 현대차 기술력을 알리게 됩니다.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에는 차 천장 윗부분에 원통형 라이다(LiDAR) 및 카메라·레이더 센서 부품이 장착돼 있습니다. 기존 라이다 위주의 자율주행 기능에, 테슬라처럼 카메라 기술까지 적용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차량 앞범퍼, 좌우 사이드미러 아래, 차 후방 트렁크 아래에도 센서가 부착돼 있습니다.


현대차 측은 "라이다·레이더는 차량 전방 300m까지 내다볼 수 있고, 센서들은 차 주변 360도 교통 상황과 장애물을 인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차량에는 총 31대의 센서가 주변 교통 상황을 인식하고 안전한 자율주행을 지원하는데, 센서와 방향조정·제동·통신 등 시스템이 모두 이중으로 구성돼 메인 시스템이 고장 나도 보조 시스템이 즉시 작동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에 탑재된 라이더, 카메라·레이더 센서들.


아이오닉5 기반이기 때문에 로보택시의 실내는 기존 아이오닉5와 같습니다. 다만 로보택시 서비스에 필요한 장치가 추가됐죠. 


예를 들어 운전석 대시보드 상단에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호출한 고객이 자신의 ID를 확인한 뒤 탑승할 수 있습니다. 승객이 앉는 자리의 앞쪽, 즉 운전석 뒤쪽에는 태블릿PC를 설치해 이동 경로 확인 및 중간 정착지를 설정할 수도 있고요. 천장에는 스피커·마이크, 통화 버튼이 있어 관제 센터에 연락하는 등의 장치가 포함됐습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실내 모습.


무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조향, 제동, 전력, 통신 등의 시스템을 이중으로 구성했습니다. 탑승객 안전을 위해서인데요.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보조장치가 이를 대체하는 형태로 운영이 됩니다.


원격차량지원(RVA)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관제센터가 필요 시 로보택시의 자율 주행 시스템에 연결을 시도해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게 가능합니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5가 자율주행에 필수적 안전과 편의 기술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며 “모셔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탄생한 차량으로 2023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발표는, 치열한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현대차가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였다고 봅니다. 테슬라, 폭스바겐, 도요타, 그리고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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