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효정 Nov 19. 2024

변화의 중심에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있다

아침 출근길에 카카오T 택시를 타고, 점심시간에는 네이버 예약하기로 미리 예약해 놓은 식당을 가고, 오후에는 쿠팡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고, 저녁에는 배달의민족으로 야식을 시켜서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본다. 가끔 저녁에 회식을 하게 되면 티맵대리를 불러서 이용하고, 내일 아침 식사로 먹을 샐러드 재료를 마켓컬리에 주문해 신선한 하루를 시작한다.


일상다반사로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고 우리 모두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흔한 일들이다. 이 모든 것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결과다.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과거 PC통신부터 시작돼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성화에 따라 우리는 '접속'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금은 '하이퍼커넥트(초연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연결 시대는 사람과 사물, 데이터와 각종 프로세스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회다. 사람-기기-사물이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우리는 접속의 시대를 살아왔고, 이제는 초연결의 시대를 앞두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보다 진보된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발전시키고 있다.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에 기반한 결과물들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접속과 연결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는 공급자가 특정 서비스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소비자는 이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의 형태를 뜻한다. 플랫폼(platform)은 기차역의 승강장을 뜻하는데,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동을 위해서 모이는 장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서비스나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였다. 현재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러한 개념을 네트워크 시스템, 즉 온라인 상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모이는 플랫폼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우리가 숨을 쉬며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공기처럼, 우리 삶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앞서 언급했던 한 직장인의 평범한 생활 패턴처럼, 어느덧 우리 사회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없이는 산업과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왔다.

사진 출처 : FMT, Rawpixel pic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 멈추지 않는 확산


플랫폼 비즈니스의 시장 규모나 성장세를 구체적으로 논하기는 쉽지 않다. 전 산업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일종의 사업 형태로 '아날로그의 디지털화' 같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개념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등 메신저 기반의 생활‧비즈니스 플랫폼, 구글 및 네이버 등 포털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 및 유튜브 등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 아마존과 쿠팡과 같은 쇼핑‧배송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개발 플랫폼도 물론 핵심 유형 중 하나다.


각종 소비재는 물론 영화 및 음원,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은 일찌감치 플랫폼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택배, 음식 배달 등 생활 편의 서비스와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촉발된 금융거래 시장 또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 뱅크샐러드, 그리고 기존 전통 은행들 모두 스마트폰 뱅킹을 근간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는 등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또한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 역시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해 소비자들과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한창이다.


기술을 통한 연결과 가치 교환


그렇다면 플랫폼 비즈니스가 미래 산업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지, 왜 이처럼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주요 특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양한 참여자, 즉 사용자(소비자)와 공급자(기업), 그리고 서비스 개발자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 및 생태계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플랫폼에서는 일반적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간의 연결을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양측에 가치를 제공한다. 그리고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업은 이러한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주요 특징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다.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해당 플랫폼의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카카오톡 등의 SNS를 예로 들자면, 이러한 SNS 플랫폼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 활동할수록 플랫폼은 이들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특징은 '멀티사이드 시장'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여러 참여자를 연결하는 멀티사이드 시장을 형성한다. 우버나 그랩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은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고, 에어비앤비는 숙소 제공자와 여행자를 연결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각각의 참여자 그룹은 서로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플랫폼은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세 번째 특징은 '데이터 활용'이다. 어쩌면 이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광고를 최적화하는 데 활용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해당 플랫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해당 데이터의 효율 극대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 번째 특징은 '확장성'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공간, 시간, 국가 간 장벽 등 물리적인 제약이 없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이 크다.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들 플랫폼에 모이는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 없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거래와 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하다. 플랫폼은 그 거래의 장을 만들고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판매자와 생산자, 구매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넘을 수 있고, 이 때문에 마케팅이나 확산 역시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물론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의 성격과 분야에 따라 소비자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통해 이를 개선하는 모델도 한 축을 차지한다.

사진 출처 : needpix.com
기술이 만드는 미래, '살아 있는' 플랫폼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는 워낙 넓어서, 이를 대표하는 기업과 서비스도 다양하다. 궁극적으로 이들 기업의 목적은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고, 그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기업의 영속성과 본원적인 경쟁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플랫폼 안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래를 확산시키거나, 소비자들을 자사의 플랫폼에 종속시키기 위한 킬러 콘텐츠 및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단순하게 플랫폼 역할을 하는 기능을 갖추는 것을 넘어 실제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살아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플랫폼에 AI를 입힌다기보다, AI 플랫폼화를 통해 기업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유통업계는 리테일(유통) 혁신을 위해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챗봇을 도입하고, 콘텐츠 제작에도 AI 기술을 적용하거나 AI 통역 서비스로 외국 관광객 접근 편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유통업계 외에도 플랫폼 비즈니스에 나선 모든 산업 분야에서는 AI 기술을 통해 보다 더 입체적인 고객 분석과 그들의 니즈 파악을 통해 효율적인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 FMT, Freepik pic

현재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 시장은 미국의 관련 기업들이 자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플랫폼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데이터 인프라, 그리고 AI와 같은 기술 인프라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더불어 규제 혁신과 시대의 변화에 맞는 유연한 정책도 필수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존의 규제 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고 산업을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도 절실하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와 개인정보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법적‧기술적 장치 마련도 우선돼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흐르는 강물처럼 산업과 경제 전반을 관통하는 흐름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테크(기술)가 있다.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들은 첨단 기술들이 응집돼 만들어진 플랫폼에서 나온다. 테크는 비즈니스의 성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산업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려 준다. 이것이 혁신으로 이어지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플랫폼은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연결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근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 이 글은 <기획재정부 경제배움e+ '경제투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