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점검을 해 보겠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소통을 증진하자는 명목 하에 총 2번의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 각각 한 번은 서울 센터 근처에서, 다른 한 번은 파주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의도치 않게 파주와 연남 양 쪽을 다녀오면서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팀 간 갈등이 줄어드는 등 상황이 나아졌으리라 하는 기대였다.
하지만 기대를 가장 크게 저버리는 것 또한 기대를 한 내 자신이라고 했던가. 기대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팀 간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처럼 보였던 건 잠깐이고, 오히려 다른 이슈들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슈만을 캐 낸 건 아니었다. 분명 얻어간 것 또한 있었다. 지금부터는 직접 팀 간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지만 고민할 거리라면 고민할 거리가 생겼다고 할 수 있는 내용들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른바, 회고록이다.
앞선 내용에서는 수월한 소통 간담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말헀다. 보장된 익명성(익명 서베이), 그리고 적절한 완충제(사회자가 간접 진행, 의견 충돌 시 유도리 있게 진행)가 바로 그것이었는데, 본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노골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간담회를 끝내고 난 뒤, 추가적으로 인사 측면에서 준비하거나 진행해야 할 사항들이 있었다. 앞서 말한 두 개의 준비물이 표면적인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준비라면, 지금부터 나열할 준비들은 각 기업의 문제와 상황을 상당히 많이 탈 수 있는 개별적인 준비들이다.
1. 시간 대비를 철저히 하자
아무래도 정해진 교육이 아닌, 두 팀이 발화를 하는 것을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짧거나 길어질 수 있다. 특히 인사 부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에서 두 팀 간의 갈등 혹은 의견 나눔이 빈번하게 이러질 수 있는데, 이럴 때를 대비에서 가용할 수 있는 시간 20분 정도는 빼 놓는 것이 좋다. 만약 그 시간으로도 완전히 간담회 시간을 맞출 수 없다고 생각이 들면, 사회자로서 먼저 개입 후 차후에 해당 논의에 대해서 따로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거나, 각 팀의 입장을 명문화해서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동영상) 을 준비하자
특히나 중간에 삽입하면 더 효과가 좋은 프로그램이다. 아무래도 팀 간 소통 간담회다 보니 논의가 지속되다 보면 분위기가 격앙되거나 심각해지기 쉬운데, 그렇게 계속 진행하다간 소통 간담회가 아니라 갈등 간담회가 될 수 있어 분위기 환기는 필수적이다. 보통은 간담회 주제에 맞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준비하거나 짧은 레크리에이션을 기획하면 좋다.
3. 간담회 중간 중간 나오는 이슈들을 잘 듣자
간담회 중간 중간 나오는 이슈들이 정말 팀 내에서 문제삼는 이슈일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팀 사이에서 다른 팀에 대한 이슈나 고민사항, 혹은 반복적인 사내 이슈가 나올 경우 해당 이슈가 소통을 가로막는 주된 장애물일 수 있다. 이럴 떄에는 해당 이슈를 잘 기억 해 두었다가 따로 보고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주된 해결 이슈로 사용하면 좋다. 특히 사회자가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는데도 간담회 참석자들의 대화 주제나 질문 방향이 지속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반복될 경우, 해당 문제가 팀 간 소통 혹은 협업을 방해하는 주된 이슈라고 여기면 된다.
4. 생각보다 사회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팀 간 간담회를 진행하는 만큼 사회자는 보조의 역할로만 빠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팀 간 간담회 같은 자리는 흔치 않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능숙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보단 어색해하기 마련이다. 또, 미리 준비해오지 않는 이상 능숙하게 의견을 진행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렇다보니 사회자(혹은 진행자)가 먼저 나서서 해당 의견을 물어보고 첨언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자의 역량에 따라 발언하지 않을 사람이 발언할 수도 있고, 아주 딥한 문제까지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팀 간 간담회를 끝냈다고 해서 모든게 끝난 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은 조직 내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아주 기초적인 단계일 뿐이다. 인사담당자인 필자에게는 좀 슬픈 소식이긴 하지만, '소통 활성화' 라는 것은 매우 어렵고 또 복잡한 원인이 얼기설기 얽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위로 엉킨 실타래를 자르듯 뭉텅 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꼬인 실을 풀어가는 것이 바로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실타래가 아무리 꼬여 있어도 풀 수는 있듯이, 소통 간련 문제도 그러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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