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함께 꽃 피우는 동행
Bett이 끝이 났습니다.
지난 1월 20일 딸과 함께 출국하여 파리->런던으로 이어지는 여정이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귀국길에 오르는데, 예전과는 달리 아쉬움은 남지만,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향수병은 아닙니다.
Bett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과 파리와 영국에서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빠르게 한국에서 실행을 시키고 싶으니까요. 역시 낯선 장소에 가야 아이디어나 나오나 봅니다.
4년 전에 Bett을 처음 방문을 했을 때는 모 회사로부터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에듀테크 회사들이 설명을 하는 것만 듣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방문한 부스들은 적지만, 들으면서 이걸 어떻게 누가 활용을 할 수 있을지를 떠올리며 들었던 것 같네요. 심지어 몇 개의 에듀테크들은 해당 선생님의 얼굴이 바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분명 저는 선생님이 아니기에, 에듀테크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완벽하게 설명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용법은 설명을 드릴 수 있고, 아이디어는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학교 현장 속에서의 사용법이 아닐지라도요.
저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영어학원을 운영을 했었습니다. 처음 오픈 1개월만 고전을 하고 이후부터는 좋은 성과를 계속 거두었습니다. 당시 제가 운영하는 영어학원은 교재가 따로 없었으며 내신대비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외 영어 에듀테크 서비스를 가져다가 메인으로 쓰고, 한국학생들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보조도구처럼 만들어서 사용을 했었습니다.
당시 제가 에듀테크를 사용하는 목적은 단 하나였습니다.
학생과 선생님이 만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
학생을 만나기 싫어 서가 아니라, 스스로 하지 않고 선생님한테 의지를 하면 의지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진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학생이 선생님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능력 안에서 학습이 이루어져 하고 재미도 있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에게 구구단을 시키면 쉽지만 재미가 없을 겁니다.
무조건 쉬어도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의 영어 수준에 맞게 하기 위해서 외국 영어프로그램들을 이용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 전국의 수백 개 영어학원에 프로그램을 공급을 했었으니까요.
70-80% 스스로 이해->나머지 선생님과의 학습. 이때는 워크시크 위주의 학습도 아니었습니다. 워크시트가 많아지면 그것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해도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 증가합니다. 영어로 글을 쓸 수 있는 학생, 글을 쓰지 못하는 학생 모두가 동일하게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본인이 학습하고 있는 범위 안에서 1시간의 학습이 시작되고 마무리가 되어야만 하니까요.
이때의 에듀테크들의 최종유저는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방대한 양의 커리큘럼을 활용해 학생들은 학습을 하고 그 결과를 체크하고 피드백해야 하는 것은 선생님이었으니까요.
그리고 2021년 오늘배움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애초 목적은 K-12 에듀테크는 아니었는데 다시 왔습니다.
이제는 사교육이 아니라 공교육이 메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사교육때의 에듀테크들이 조금은 공교육과 맞지 않게 됩니다. 사용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선생님 중심의 수업용은 아니고, 영어교과에만 이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교육에서의 에듀테크의 엔드유저는 학생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목적이 바뀌었습니다.
선생님이 학습 준비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
잠깐 제가 첫 취업했을 때 이야기를 해볼게요. TMI, 뜬금없이 ㅎㅎ
제가 첫 취업을 했을 때, 가장 힘든 건 야근이나, 인간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몸이 힘든 거였습니다. 제 직무랑 다른 몸 쓰는 일을 신입 때 많이 했었거든요. 몸이 힘드니 머리를 쓰는 건 더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해야 하는 일 자체가 힘들어지더군요.
마찬가지로, 학습과 평가에 많은 시간을 쏟다 보면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쏟아야 하는 에너지가 분산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배움을 운영하면서는 선생님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것 위주로 에듀테크를 소개하고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과목 에듀테크들은 모든 선생님들께 적용을 할 수가 없기에, 과목에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는 것 위주로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적은 시간으로 학습을 준비해 주면 학생들은 그것을 사용을 하고 평가까지 이루어지게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생깁니다.
모든 선생님이 에듀테크에 익숙하지 않다,
그건 제가 사교육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에듀테크를 도입하기 전, 도입 후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방문을 하기도 하고 지역에서 연수가 있을 때, 가서 하기도 하고요. 또한 에듀테크 큐레이터분들을 모시고 새로운 에듀테크도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 하더라도 좋으면 선생님들께 소개를 해드리고 있고요.
이런 방식으로 에듀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께도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이번 유럽에 머무는 기간 동안 생각한 것들 역시 선생님들 교육에 적용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빨리 한국을 가고 싶네요.
오늘배움은
교단의 길 위에 서 있지 않지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