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Sally May 15. 2024

모두의 로사老死

모두의 로사老死

얼마 전까지 우리는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걱정하였다. 요즘은 의사들마다 생로사生老死를 계획하라고 한다. 생로병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4가지 고통을 의미하며 태어나고(생) 늙고(노) 아프고(병) 죽는 것(사)를 의미한다. 생로사는 생로병사에서 병을 제외한 것으로 "태어나서 늙어 죽을 수밖에 없지만 아프지 않고 병원에 다니며 돈을 쓰지 말고 편하게 마감하자"는 의미이다. 


고령화 시대가 오면서, 젊은 70대, 장년 80대들은 당황하고 있다. 그들이 젊었을 때 들었던 보험은 60대가 되어 만기 되었고 90세 100세까지 산다는 것은 막연한 환상 같은 일이었다. 사실 지금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를 지나 초고령화 사회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고령화 사회는 2000년대 즈음으로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 이상 14% 미만의 국가를 경우를 의미한다. 고령 사회는 2018년 즈음으로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 이상 20% 미만의 국가를 의미한다. 초고령화 사회는 2년 뒤 2026년 즈음으로 예상하는데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국가를 의미한다. 초고령화 시대에는 90대가 청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지만, 인간이 생체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나이는 한계가 있다. 물론 건강하다면 90세가 넘어도 일할 수 있지만, 소득을 벌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소위 근로의 나이는 여전히 50을 넘지 못한다. X세대의 표본이었든 현재의 40대와 50대는 젊은 70대, 장년 80대의 자녀들이다. 젊은 70대와 장년 80대가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듯, X세대 40대와 50대 또한 부모님의 미래와 나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했다. 나는 마음은 젊지만 신체의 한계를 느끼는 젊은 70대를 부모로 둔 갱년기로 접어드는 40대이다. 


우리 가족은 고민했다. 부모님은 어떻게 로사老死를 준비할 것인가? 여러 공부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은 로사老死는 70대 노부모님만의 숙제가 아니라 40대 자녀의 숙제이기도 하였다. 모두의 로사老死를 준비해야 했다. 


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노인복지법을 만들어서 노인 부양의 문제점과 그것을 함께 해결하려 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와 기술기반 시대는  가족의 형태와 기능이 변화한 개인주의적 성향의 사회가 되어 가고 있고 노인부양의 실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노인복지법은 노인이 되면 4가지의 대표적인 고통을 겪는다고 정의하고 이에 맞춰 제도가 만들어졌다. 빈곤, 질병, 고독, 무위(역할 상실)가 바로 "노인의 4고"이다. 핵가족화는 장기적인 노부모 부양에 있어서 자녀에게 부담으로, 독거노인일 경우 개인의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겨난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해택을 받으실 수 있는 분들은 65세 이상 기초수급자 혹은 독거노인(빈곤, 고독)분들과 나이에 상관없이 치매, 파킨슨 그리고 뇌졸중 등의 노인성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인지저하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힘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다. 부모님들이 대상자에 해당된다면 등급신청을 해서 판정을 받고 등급에 따른 해택을 받을 수 있다. 


다행히도 나의 부모님은 어떤 카테고리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의 숙제는 누구든 로병사老病死 하시지 않고 로사老死를 하실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근로를 하지 않는 나이에 생활비를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 병원에 들어갈 큰돈을 대비하는 것, 실버타운에 대한 고려 등등 도 중요하게 고려할 문제이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성 질환과 같은 질병이 걸리지 않도록, 노인 우울증과 같은 고독과 무력증이 걸리지 않도록 가족생활 패턴을 찾는 것이 우리 가족의 풀어야 할 숙제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아기가 된다는 옛말이 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아기처럼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근력이 빠지고 힘이 빠져가는 것은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과 또 다른 요양과 보호가 필요하다. 큰 질병을 얻지 않아도 신체는 노쇠해져서 사망할 수 있다. 모두의 로사老死에서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노쇠를 받아들이는 이야기, 나의 로사를 찾는 과정을 적어 보려 한다. 


Image by hrlifestlye studi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