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아무리 길을 찾으려 애를 써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방향을 모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만약 내 손에 지도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지도를 통해 산전체를 볼 수 있다. 구조를 알면 비로소 찾는 길은 보이게 마련이다.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다.
살면서, 힘든 시간들이 불청객처럼 우리를 종종 찾아온다. 길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을 찾기만 하면 아무리 골치 아픈 문제라도 즉시 해결될 수 있다. 마치 수학공식만 알면 문제가 풀리듯이 말이다.
영어로 길은 'way'이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길이 외에 '방법', '방식', '방향'이란 뜻도 포함된다. 스페인어로 '길'은 camino이지만, '방법'은 forma, manera이다.
길 = 방법 = 방식 = 어떻게(how) = 노하우( know how) = form
여기서, 길과 방법이 같은 의미고, 길과 방식도 동일한 의미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스페인어 forma는 영어로 form이다. 여기서 방법과 폼(형태)의 뜻도 같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스포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자세, 형태 혹은 폼(form)이다. 제대로 된 폼을 만들면 골프, 축구, 야구, 탁구, 테니스, 수영 등 모든 종목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그만큼 폼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사실 폼이 전부임을 알 수 있다.
앎이란? 개념의 구분이나 차이를 인지함이다. 차이를 모르거나 구분하지 못하면, 결국 모르는 것이다. 세상에 수많은 사물의 존재를 아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1차적 앎이고, 이 존재들의 관계까지 아는 것을 2차적 앎이라 한다. 1차로 시작해서 2차까지 이르면 비로소 앎은 완성된다.
각각의 존재들을 연결하는 고리, 바로 길이이다. 그래서 방법을 안다는 것이 문제해결과 관계형성의 핵심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