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BTS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23년 9월에 영국 대학에 입학한 아들이 말했다. "오! 그래?" 우리나라와 9시간 차이 나는 머나먼 타국에서의 생활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남학생들은 거의 다 손흥민을 좋아해요." 아들도 요즘 부쩍 축구를 자주 한다. "축구 종주국이라 그런가?" 나름의 추측을 해보며 답했다. "여학생들은 BTS를 좋아해요."
한국인에게 당연히 호의적이란다. " BTS 고맙네." 유학을 보내고 외롭지는 않을까 늘 걱정했지만 이제는 조금 안심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를 사귀어 Netflix로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이태원 클라쓰'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자주 본다고 한다.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짜파게티나 불닭볶음면도 같이 해 먹는단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주말의 명화는 주로 서부 영화였다.'육백만 불의 사나이', '원더우먼' 등 미드를 보며 자랐고20대 때도 할리우드나 홍콩 영화를 많이 봤다. 외국 친구랑 한국 드라마를 본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때만 해도 "어글리 코리안" 뭐 이런 신문기사나 뉴스를 많이 봤었다. 외국에서 보는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이 좋지 않았다. 나보다 전 세대는 유학 가면 "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야?" "한국에도 TV나 냉장고가 있냐?"며 무시받았다고 들었다.
외국에서 우호적인 우리나라 이미지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자 열심히 살아주신 앞세대 덕분이다. 또한K문화를 빛내준 똘똘하고 멋진 요즘 세대 덕분이다.비록 해결할 사회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말이다. 산업과 문화 현장에서 그들이 흘린 피, 땀, 눈물 덕분이다.
신문에서 본 손흥민의 발 사진이 생각난다. 까맣게 변한 발톱과 휘어진 발가락이 고된 훈련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