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25일 차, 사리아 -> 포르토마린 22.05km
사리아 -> 포르토 마린 22.05 km
Sarria -> PortoMarin 22.05 km
소똥 순례길
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하던가?
글쎄...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소똥 말똥으로 널브러진 거리를 걸으며 그 생각이 들었을 때는 "글쎄..."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틱에 똥이 꽂힐 수 있으니 스틱은 일찌감치 접어두고 바닥을 잘 보며 걸었다. 적당한 시간이 지난 응가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아침에 걷는 길에 갓 생산된 뜨끈뜨끈한 응가들을 밟을 용기가 나에겐 없었다. 어찌나 생생하던지 눈앞에서 응가가 퐁퐁 나오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갑자기 이 길엔 왜 이렇게 소 말이 많고 인도와 구분 없이 이런 인테리어가 되고 있는 것일까? 모처럼 아침 일찍 6:30에 나온 걸음은 구수~한 응가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었다. 으미...
오늘은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걸음을 시작했다!
왜냐하면 오늘 걷는 길에는 순례길에서 가장 유명한 100km 비석을 볼 수 있다. 100km라는 숫자의 상징적인 의미로 이 비석이 아주 유명하다. 사진을 보면 아! 하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순례길의 사진을 찾아보면 종종 나오는 이 100km 비석,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리라
모두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하루가 아니었을까 싶다.
100km 지점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이제 남은 거리가 두 자릿수로 줄어두는구나.. 하는 섭섭함이 공존하는 날이다. 정말 두 자릿수가 되면 남은 일수를 손에 꼽을 수 있게 된다. 아니 너무 슬프잖아.... 정말 정말 정들어버렸다. 그동안 걸어온 이 길에,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그리고 순례길 위에 있는 나 자신에게 정들어버렸다.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 걸음이 순례길 위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묘한 감정들을 가지고 천천히,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걸었다.
난 아직 이 길을 더 즐기고 싶다.
숫자가 줄어들 때마다 속상함이 들었다. 나는 아직 더 걷고 싶은데, 왜 벌써 100km가 깨지고 두 자리 숫자로 보이는 거야...ㅠㅠㅠ 아쉬운 마음에 속도는 줄어들었고, 바가 나올 때마다 그 자리에 머물며 지나가는 여러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새롭게 만나게 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리아부터 시작된 단체 순례객들이 매우 많이 보였다.
단체 순례자들!
사리아 마을부터 단체로 방문한 사람들이 많다. 주로 학교에서 온 단체들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좀 더 시끌벅적한 느낌이고 낯선 얼굴이 부쩍 많아졌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있었다.
기타로 순례길가자!
어린 친구 둘이 걷고 있다. 어깨에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며 길을 걷고 있었다. 정~말 신나게 걷고 있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며 이전의 순례길과는 정말 다른 걸음을 걸었다. 이 친구들은 일주일 이내로 짧은 길을 걸으러 와서 배낭이 가벼워 이렇게 원하는 물품들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비전트립이란 이름으로 떠나오는 이 친구들. 한편으론 부러운데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느끼는 감동이 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까미노에 익숙해지면 내가 느껴온 신선함이나 감동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그래도 이 친구들 적에 포르토 마린으로 향하는 걸음에 멜로디가 더해졌다.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들. 대학교 비전트립이나 짧은 방학을 이용해 이렇게 오는데 큰 장벽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일까? 뒤로는 배낭을, 앞으로는 기타를 메고 걸어가는 걸음이 참 행복해 보였다. 나는 그저 배낭을 메고 손엔 스틱을 쥐고 가면서 이런저런 불평도 참 많이 했었는데. 조금 더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길이었으면 어땟을까? 아쉬운 마음이 느껴진다.
포르토 마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짜잔, 마을에 도착. 계단이 어렵다면 우회해서 올라갈 수 있지만 조금 긴 걸음이 될 것이다.
포르토 마린?
정~말 이쁜 마을이다. 많은 이들이 머무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언덕지대에 위치해 해가 떨어지는 노을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알베르게 마당에서 여러 친구들과 맥주 한잔 하며 떠들고 놀았다. 그런데 순간 주황빛으로 하늘이 물들기 시작하며, 그림 같은 세상을 만들어주었다.
맛있는 음식 먹기
순례자로서 많은 시간 가난하게(?) 지내곤 하지만 가끔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나가기도 했다. 바로 오늘이 맛있는 스페인 음식을 먹는 날!
알베르게에서 조금 나오니 구글 평점이 높은 음식점! 야외 테라스에서도 먹을 수 있다.
메뉴판을 보면!
우리는 뽈뽀, 조개? 관자? 그리고 스페인 피자를 주문했다. 내 관심사는 오직 피자뿐... 해산물은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고기 마니아였지, 해산물은 크게 애정 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무엇보다 문어 요리! 뽈뽀라고 하겠지? 이 음식이 정~말 맛있다. 따뜻하고 부들부들한 맛으로 육회 먹듯이 먹을 수 있다. 특별한 양념이 발라져 있는 건지 간도 잘 되어있고. 순례길을 걸으며 먹었던 문어요리는 한국에서 그리고 캐나다에서 먹어보지 못한 부들부들한 맛이다. 맛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스페인 여행을 간다면 "뽈뽀"는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포르토 마린, 참 이쁜 마을
노을이 운치 있고, 맛있는 식당들도 많고 알베르게까지도 정말 이쁜 모습으로 여러 순례자를 기다리고 있는 마을
다시 순례길을 걷는다 해도 머물고 싶은 마을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4
⭐️⭐️⭐️ 오세브리오 에서 자전거를 탔다. 오늘은 자전거 순례자가 되는 날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3
⭐️⭐️⭐️⭐️ 처음으로 발목을 삐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미리 공부해가자! 쉬운 부상에 대한 준비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2
⭐️⭐️⭐️친구들과 함께 부를 (국가 불문으로) 알만한 노래 하나 준비해 가면 어떨까? 물론 스페인에선 BTS가 정말 크게 먹힌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1
⭐️⭐️⭐️⭐️ 카스트로제리즈 , 오리온, 비빔밥. 3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0
⭐️⭐️⭐️⭐️⭐️ 속도
이젠 알겠지? 우린 모두 다른 속도로 걸어. 남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속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9
⭐️⭐️⭐️⭐️⭐️ 휴지 챙겨!!!
언제! 어디서! 갑자기 필요할지 모른다. 항상 휴대용 휴지 챙기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8
⭐️⭐️⭐️⭐️⭐️ 기회를 만들어 야간 행군을 강력 추천.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걷는 기분은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대신 안전제일! 음식 준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7
⭐️⭐️⭐️6,7월 스페인은 정말 미친 듯이 덥고
특히 로스 아르코스 -> 산솔 코스는 자갈길에 그늘 한점 찾기 힘들다. 유의해야 할 코스!! 물 미리 챙기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6
⭐️⭐️⭐️ 반드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함도 금물, 남과 비교도 금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5
⭐️⭐️⭐️⭐️⭐️ 장 볼 때 필요한 식재료 단어, 수량을 공부해가자! 식탁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밌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