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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amond Apr 05. 2024

KAIST 박사가 인플루언서가 되면 생기는 일

내가 나로서 살아보면 어떨까?

KAIST 박사. 취득하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석박사기간 5년. 정말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인생의 호된 시간이었다. 대학원 관련 깨달음과 논문 쓰는 법을 나만 알고 있기 아까워, SNS에 하나 둘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인스타그램 @linamond.insight


단 6개월 만에 팔로워 2만이 되더니, 현재 2.4만 명이 팔로우하는 대학원 대표 SNS 계정이 되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원 정보를 다루는 계정은 거의 전무하였는데, 내 계정 이후 관련 정보를 다루는 계정들이 많이 생겨났다. 대학원은 정보가 많이 없던 미지의 영역이었는데, 이렇게 SNS에 관련 정보가 많아진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대학원 관련 정보는 오픈되 어려운 구조였다.

도제식으로 구전(?)되어오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논문 쓰기 비법들

어려운 논문을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강철 멘털

끙끙 마음 아프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대학원 생활들 (보통 교수와 갑과 을의 관계임)

쥐꼬리 같은 석박사 월급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물 (주로 논문)에도 조바심 내지 않는 마음 연습 등등

이 모든 것은 그동안 모든 대학원생들이 겪은 고충이자, 차마 세상에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었다. 석박사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당연한 통과의례였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야 했고, 나는 그것에 자신이 있었다. 4년이 넘도록 SNS 외 오프라인에서 논문 쓰기 원데이 클래스를 해왔고, 어떤 부분이 특히 대학원생들이 힘들어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최대의 강점인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해 주는 능력'이 빛을 발할 있는 분야였다. 과거 나처럼 논문에 헤매고 있는 석박사친구들에게 나의 경험과 강점은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런 활동을 확장해 보고자 SNS을 본격 시작하였고, 그 결과 빠른 시간에 많은 팔로워를 모을 수 있었다. 내가 콘텐츠를 화려하게 잘 만들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30초 내외의 짧은 숏폼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나의 힘들었던 대학원 시절 이야기를 충분히 담고 있었고, 그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수면 위로 꺼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따라온 당연한 결과였다.



SNS가 성장하고 내 인생은 많이 달라졌다.


우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찾게 되었다. 오전 10시부터 8시까지, 쉴 새 없이 대학원생들을 만나 논문 쓰는 법을 강의하고, 대학원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너무 행복했다. '아! 나도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지칠 줄 모르고 살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회사 다닐 때는 몰랐다.

특히, 나의 수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들을 볼 때마다, 이 일이 나랑 잘 맞다는 확신이 든다. 이런 보람에 큰 가치를 둔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달치 강의가 1분 만에 마감이 되고, 부산/포항/전주/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내 수업을 듣기 위한 귀한 발걸음의 행렬이 이어졌다. 역시나 그들은 대부분 수업 듣길 잘했다며, 강제하지 않은 긴 후기를 항상 남겨주었다. 또, 그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주었다. 그리고, 나는 매번 업그레이드된 chatGPT가 어떻게 논문에 적용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강의를 업데이트한다.


이 모든 활동들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며,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나침반이 돼주었다. 내가 힘들었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고, 이것이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오니 삶의 의미를 찾은 기분이다. 삶이 이렇게도 재밌게 흘러갈 수 있나? 온전히 즐기고 싶어졌다.


셀 수 없이 많은 후기들



또, SNS을 통해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 내 계정은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교수, 연구원, 각 분야의 강사 등 많은 분들이 팔로우해신다. SNS가 아니면 쉽사리 만나볼 수도 없을,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만남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과 충만한 대화를 하였고, 삶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들을 많이 깨닫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메타인지를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잘하고, 가치 있다고 믿는 일 중에 하나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들끼리 연결해 주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그것을 가치 있게 다듬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고, 이것을 사람들끼리 연결해 보는 것! 이 일이 나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어랏? 그런데 그런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직업이 있잖아? 그럼 그것이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닐까? 나로서 살아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전업 SNS 크리에이터로 살아보면 어떨까?
억대 연봉 대기업... 그만 두자


팔로워 2.5만이 되고 느낀 것이 있다. 하나의 콘텐츠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고, 울고, 웃고, 그것으로 인해 그들의 인생에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그런 일을 목숨 걸고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잘할 자신이 있다. 그동안 쌓인 나의 특징들을 살펴보자면

어려운 것을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을 잘한다

사람과의 관계/공감을 중요시한다.

창의성이 있고, 추진력이 있다.

도전적인 성향이다

논문 쓰던 가닥이 있어, 고급 자료를 서치하고 요약하는 능력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학창 시절 장기자랑 필참, 반장, 전교부회장 등 태생 관종)


이렇게 정리한 나의 특징들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써 목숨 걸고 살아봐도 괜찮다는 나침반 같았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34년간 파악한 나의 모습을 판단하였을 때, 나 자신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전함에 있어서 나 자신이 나를 믿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나이 34살 되고도 부모님이 반대해서 포기하는 시절은 지났다.

 

이렇게 나 자신을 정리해 보니 동시에 왜 대기업에 가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했는지 이유를 찾았다. 나의 특징은 정말 조직생활에 필요한 역량과는 정반대이다. 특히나, 대기업 막내 사원으로서, 의견을 내기보단 항상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를 따라야 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현타를 받았으며, 튀지 않도록 무색무취로 살아가야 했다. '이건 아닌데...'라는 마음이 항상 가슴 한편에 있으면서도,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에 억대 연봉이라는 타이틀에 귀속되어 질질 끌려가는 삶을 살았었다.


이젠 알을 깨고 나와야 할 때이다. 나 자신에게 알맞은 옷을 입기 위해, 한 번쯤은 나를 믿고 가보는 도전을 할 때이다. 이에 SNS활동은 필수적이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어요!'라고 광고하는 것! SNS 계정은 그 자체로 나의 포트폴리오이자, 이력서이자, 나만의 영업사원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유리멘털인데...

비교적 내 계정엔 '악플'은 없는 편이다. 석박사들의 비중이 많아서 그런가? 그래도 배운(?)분들이 많은 계정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끔씩 보이는 날 서있는 악플은 가슴을 철렁 이게 한다. 내가 제일 충격받은 악플은 'X웃지나 말고 논문 쓰는 법이나 알려줘'였다. (삭제!)

악플이 달리면 계정이 성장했다는 의미라 했다. 앞으로 더 많은 팔로워가 있을수록 더 많은 부정적 피드백이 올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것을 어떤 마인드로 대처해야 할까? 나의 숙제이다.


또한, 콘텐츠 창작은 엄청난 압박이 온다. 30초짜리 릴스를 만든데 3시간 이상의 노력이 들어간다.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면 내 계정은 성장이 없다. 끊임없이 소재를 발굴하고, 기획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해야 한다. 논문 작성할 때도 휴일 없이 머릿속에 24시간 논문생각했던 그때와 별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어떤 마인드로 대처해야 할까? 아웃풋은 좋지만, 항상 속도가 더디었던 나의 단점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그것 역시 나의 숙제이다.


관련해서 SNS로 만난 인연인 '윤지원 코치'님의 강의가 있어 들어보려 한다. '멘털관리'는 점점 나이가 들수록 관심 있어지는 분야이다. 나는 배우는 것에 있어서는 비용을 과감하게 지불하는데, 윤지원 코치님의 강의는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번 강의는 무료이다!). 코치님의 강의를 쏙쏙 흡수해서, 앞으로 크리에이터의 삶을 지향하는 나에게 치트키로 사용해야겠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dove7522/22340305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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