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러 남해 5기
남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꽃내에 가는 버스를 탔을 때, 비로소 남해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농어촌 버스를 타려는데 양주에서처럼 탈 때, 내릴 때 카드를 찍으면 되는지, 아니면 표를 끊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버스 타는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사람들이 카드를 찍지 앉고 자리에 앉았다.
엥…? 그럼 요금 계산은 어떻게 하지? 궁금증이 생겼다.
망설이다가 기사님께 여쭤보니 내릴 때 찍으면 된다고 하셨다.
이해되지 않는 시스템이었지만 궁금증을 해소해서 속이 시원했다.
내릴 때 요금 계산이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버스 안에서도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떤 학생이 동네명(자신이 탄 곳), 학생이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저게 남해만의 룰이구나 깨달았다. (오늘 버스를 타서 보니 학생들만 이렇게 하는 것 같기도…)
다른 지역에 오면 일상적으로 하던 행동들이 하나의 퀘스트가 된다.
과장하면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가 된 기분이다.
그리고 그 퀘스트를 깼을 때는 묘한 성취감이 든다. 이 성취감은 굉장히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기계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해 왔으니까…
낯선 곳에 오면 평소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 왔는지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버스 카드를 찍는다던가, 지하철에서 환승할 때 핸드폰만 보며 그곳으로 향한다던가,
여러 개의 엘리베이터 중에서 타야 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다던가…
여행할 때는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저번에 버스 좀 타봤다고 오늘 버스를 탈 때는 좀 능숙해진 기분이었다. 물론 누가 봐도 외지인 같았겠지만… 하지만 숙소로 돌아갈 생각에 조금은 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