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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티니블루 Jun 26. 2022

혼술엔 칵테일, 잭콕은 정말 맛있어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적당히 마시는 건 즐기는 편이다. 대학생 새내기 때부터 술이라는 건 다 같이 어울려서 취하도록 마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술이라고 하면 맥주 한 두 캔 정도를 마시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뭔가 취하는 느낌도 덜 하고 탄산이 빠지기 전에 전부 마신다고 생각하다 보니 배부른 느낌이 강해서 아쉽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위스키 하이볼이라는 걸 처음 접하고 나서 여러 칵테일들 접하게 된 후, 술을 즐기는 개념이 확실하게 달라졌다. 위스키로 대표되는 양주라는 술은 나에게는 그저 어른들의 술, 도수 높고 쓰기만 한 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칵테일이라는 옷을 입고 화려하게 변신을 하고 나니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도 있고, 적당하게 취할 수 있어서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위스키로 시작을 했지만 위스키뿐만 아니라 진, 럼, 보드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술을 활용하면 맛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칵테일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다른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가장 큰 장점은 위스키 같은 술은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실온에 보관하다가 언제든지 바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건 다르게 말하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술을 언제든 적당히 즐기자.



혼술을 즐기기 위해 집에서 만들어본 여러 칵테일 중에 최근까지 제일 빠져있는 술은 '잭콕'이다. 만들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런 편리함에 비해 맛은 웬만한 칵테일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맛있다. 얼마 전 아예 캔으로 된 RTD(Ready To Drink) 제품이 출시한다고도 하던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칵테일이기도 하다.



지난주 친구들과 함께 펜션으로 놀러 갔을 때, 고기와 함께 즐겼던 술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술도 단연 잭콕이었다. 함께 가져온 진과 토닉워터로 진토닉도 같이 만들어서 마셨는데, 솔잎 같은 향긋함이 퍼지는 진토닉도 물론 맛있었지만, 달달하면서도 시원하게 넘어가는 잭콕이 친구들에게도 반응이 가장 좋았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친구도 비율만 조금 다르게 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만족했다.


잭콕의 재료가 되는 위스키와 콜라의 비율은 딱히 정답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본인 취향에 따라 조절해서 마시면 된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1, 콜라 3의 1:3 비율을 추천하기는 하지만 나는 기분에 따라 1:2로도 만들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잭콕을 만드는 기주가 되는 위스키 또한 잭다니엘이 아니어도 좋다. 지갑이 얇을 때는 저렴한 버번위스키를 활용해 버번 콕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격과 상관없이 웬만하면 스모키한 스카치위스키보다는 달달한 버번위스키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콜라에 들어간 설탕이 부담된다면 제로콜라로 바꿔도 좋다. 


처음 잭콕을 한 모금 했을 때의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분명 아무것도 섞지 않은 상태에서 니트로 마셨을 때 잭다니엘 특유의 달달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이 훅 들어왔었는데, 콜라와 섞이고 나니 쓴 맛은 줄고 오히려 위스키 자신이 갖고 있는 향을 불어넣어 주는 느낌이었다. 얼음을 제외하면 단 두 가지의 재료가 들어갔을 뿐인데, 집에서 번거롭지 않고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잭콕을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요새는 '혼술'이 대세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홈텐딩으로 다양한 칵테일을 즐겨 마신다. 혼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람들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적어도 잭콕처럼 맛있는 칵테일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건 혼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라고 생각한다.


회식이나 모임이 아니더라도 '오늘은 가볍게 취하고 싶은데 혼자서 술이나 한잔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면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 온 후 집에 있는 위스키를 바로 꺼내 잭콕을 만들어 먹는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면 작은 잔에 조금만, 특별한 일이 없는 금요일 퇴근 후엔 좀 더 많이 담아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재밌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잭콕을 옆에 두고 한 모금씩 마시다 보면 달달함에 기분 좋게 취하면서 다음 날에도 크게 부담이 없다. 칵테일을 만들어먹는 가장 큰 이유이다.


혼자 있고 싶은 순간에, 무언가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도 잭콕 한 잔은 복잡한 내 머릿속을 이해해주듯 나를 위로해준다. 이만큼 매력있는 친구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이 찾게 된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잭콕 한 잔을 곁들이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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