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목소리부터 고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바꾸려 했던 내 몸의 모든 것들 – “나는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목소리부터 고치지 않기로 했다.”
열세 번째 이야기 - 나쁜 자세가 만든 감정의 패턴
나는 꽤 오랫동안 구부정한 자세로 살아왔어요.
처음엔 그냥 습관이었고, 나중엔 편하다고까지 생각했죠.
등을 말고 어깨를 오므리다 보니,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떨어지고 숨도 얕아졌습니다.
근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몸이 웅크리면 마음도 웅크린다는 걸요.
가슴을 열 시간이 줄어드니까, 세상과 마주하는 내 태도까지 작아지고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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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고치기 시작한 건 사실 거창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어요.
거울 속 제 어깨가 너무 말려 있는 걸 보고,
‘조금만 펴볼까?’ 하고 가볍게 시작했을 뿐이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깨를 펴고 가슴을 열자 호흡이 깊어졌어요. 그리고 무게중심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게 되었죠.
숨이 깊어지니 생각도 조금 여유로워지고,
그 여유가 굳어 있던 마음까지 서서히 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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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세 하나만 바꾼 건데, 마음이 조금씩 펴졌어요.
단순히 근육이랑 뼈 정렬을 맞춘 게 아니라,
나를 조이고 있던 감정의 패턴이 풀려나가는 기분이었죠.
몸이 변하니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니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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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깨만 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어깨는 펴는 것은 하나의 트리거였죠.
그 일을 계기로 여러 가지 신체 해부학적인 공부도 하고 소마틱스도 접하게 되면서 점점 나 자신의 몸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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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하루에 몇 번은 또 등을 구부정하게 말아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조용히 일으켜 세웁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오늘의 나를, 그리고 내 마음을 다시 곧게 세워주니까요.